코로나로 인해 산악회 활동도 뜸하고
맑은 하늘을 자랑하는 가을이 왔건만....
어디로 가야 하나
이 주 전 동생이 뜬금없이 바람 쐬러 가자는 바람에 석모도 상봉산을 잠시 올랐다가 석양을 보고 집으로 갔었다
바다와 황금들녘이 어우러진 석모도가 생각나서 산벗들과 소풍 가듯 길을 나섰다
들에는 어느새 가을빛이 누렇게 물들어 있었고 하늘하늘 코스모스가 아름다운 풍경은 영락없는 한국의 가을 풍경이었다
그저 차를 타고 길을 나서기만 해도 기쁨이 가득한 계절
여자 셋은 들뜬마음으로 석모도로 향했다
강화도와 석모도 사이에 다리가 놓이는 바람에 교통은 편리해졌지만 왠지 섬이 하나씩 사라지는 느낌이다
섬에서 오는 고요랄까 한적함이 사라지는 것 같아 한편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세월의 변화를 따라 편리함을 추구하는 것에 순응하는 것이 옳을 것 같았다
석모도 한가라지 고개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길거리 차량에서 판매하는 커피를 한모 금마 시는데
석모도의 가을 냄새와 바다 냄새가 커피에 듬뿍 스며든 듯 산행을 하기도 전에 산에 오른듯한 느낌이다
커피를 마시고 10시쯤 여유 있게 산행을 시작했다
보통 전득이 고개에서 해명산으로 오르지만 정반대 쪽 한가라지 고개에서는 오르는 사람이 없어서 한가하다
오르는 내내 바다 냄새가 기어올라는듯 바다 풍경을 함께하며 걷는 길이라 여러 번 쉴 수밖에 없다
300여 미터의 낮은 산 1시간이면 충분히 오를 수 있는 산자락이다
상봉산-낙가산-해명산 -길게 종주를 해도 좋은 길이다
석모도를 순환하는 버스가 있어서 원점으로 차량 회수하기도 어렵지 않은 곳이다
우리 일행은 소풍 가는 마음으로 낙가산까지만 걷고 보문사로 하산하여 버스를 타고 되돌아오기로 했다
3시간가량을 놀며 쉬며 걸으며.... 아주 여유로운 산행을 하고 보문사 앞 식당에서 산채비빔밥을 먹고 나오니
마침 한 시간에 1대씩 있는 버스를 타고 한가라지 고개까지 원점회귀를 할 수 있었다
2020.8.27.일 낡씨 맑음
10시~1시 3시간
한가라지고개-상봉산-낙가산-보문사-버스타고 한가라지고개로 원점회귀
한가라지 고개에서 상봉산까지는 넉넉하게 1시간이면 오를 수 있다
오르는 내내 바다가 보이는 길이다
앞에 보이는 섬은 주문도-아차도-볼음도이다
저 섬은 북방한계선 가까이 위치한 섬이라서 배를 탈 때 해경이 신분증을 철저히 검사하는 곳이다
오래전에 둘레길을 걷기 위해 가본 적이 있는 곳이다
석모도 앞바다의 갯벌
어선들이 드나들 수 있는 수로를 내는 바람에
갯벌이 섬처럼 보인다
걷다가 쉬다가... 어느새 상봉산 정상이 앞에 보인다
길이 완만한 오솔길이라 느린 걸음으로도 1시간이면 충분히 오를 수 있는 곳
조망이 좋은 곳이라 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쉽게 오를 수 있다
상봉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낙가산과 해명산으로 이르는 줄기가 시원하게 뻗어 있고
누렇게 익어가는 들녘이 아름답다
상봉산 316m
강화도의 서남단 외포리 선착장에서 4km 정도 떨어진 석모도에는 상봉산을 중심으로 동쪽에 해명산(327m)과 북쪽에 상주산(264m)이 있다. 3개의 산이 있다 해서 삼산면이라고 한다
석모도는 위의 세 산과 상봉산 북쪽으로 펼쳐진 광활한 방죽 논 지대, 이렇게 네 부분이 합쳐져 섬을 이루고 있다.
상봉산 동남쪽 아래 세워진 보문사는 규모도 크지만 바다를 향해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관광명소로 찾는 이들이 많다. 관광을 겸할 경우 봄과 가을이 좋다.
산행하면서 서해바다의 아름다운 모습을 구경할 수 있고 특히 상봉산 정상에서 서남쪽 볼음도 방향으로 바라보는 노을과 올망졸망한 섬들의 모습이 널리 알려져 있다.
정상은 암봉으로 되어 있으며, 남쪽으로 해안선과 바다,
북쪽으로 넓은 평야지대를 볼 수 있고 동쪽으로 해명산에 이르는 주능선이 잘 바라보인다.
능선 곳곳에 암벽이 자리 잡고 있고 해명산에서 낙가산으로 가는 구간에는 억새풀 군락이 멋지다.
2020년의 가을을 석모도에서 풍경을 본다
어서 코로나가 물러갔으면...
벗을 기다리는 동안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눈이 시리지 않을 만큼 적당한 푸른빛...
가을을 기다리는 나뭇잎과 하늘이 어울려있는 모습이 편하게 와 닿는다
이 맑은 공기만 마셔도 복 받은 날이라 생각한다
상봉산을 내려와 낙가산으로 가던 중 뒤돌아 보며...
보문사 뒤편 넓은 마당바위에서 주저앉아 풍경에 풍덩 빠져들어 더 이상 길을 가지 못했다
가을꽃과 바다와 바람... 그만 넓은 너럭바위에 드러누웠다
넓은 하늘과 부드러운 바람이 나를 위해 펼쳐지는 행운이랄까
낙가산 직전 넓은 마당바위에서 뒤돌아본 오늘의 길...
보문사 앞 마을이 보이는 풍경
꼭 누군가 가져다 놓은듯한 바위들...
한동안 머문 이 시간... 석모도의 모든 풍경을 한꺼번에 모아 둔 것 같은 이 곳...
하루가 참 아름답다
아름다운 하루가 모여서 우리의 생을 이루어주는 것이다
길을 나서는 사람은 풍경 주의자... 풍경의 사진첩이 두꺼워질수록 삶은 기쁨으로 가득하리라
2020.9.27 by 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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