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島

2022.3.1.화 여수 낭도

kyeong~ 2022. 3. 14. 19:25

낭도 狼島

이름만 들어도 낭만과 아름다움이 물씬 풍기는 섬이다

한자로는 '이리낭'과 '섬도'자를 쓴다고 하는데 여우를 닮았다고 생각하는 섬이다

몇 년 전 하화도와 사도를 갔었는데 그 앞에 바라다 보이는 섬이 낭도라고 하였다

인천에서 먼거리를 달려와 다시 배를 타고 이동하는 먼 여정이라 그저 이름만 듣고 흘려보냈다

그런데 그 작은섬에 다리를 놓아서 접근성이 좋아졌다고 한다

오랜만에 봄이 오는 길목의 먼 남쪽 섬으로 가보자

꽃이 피지 않았어도 그 기운만으로도 봄이 가득한 땅

남쪽나라 작은 섬에서 낭만 일기를 써보자

 

지도를 보니

여수- 조발도-둔병도-낭도-적금도-팔영대교...5개의 다리가 연결되어 있는데

가장 가운데 섬 낭도가 오늘의 목적지이다

 

☆인천 오전5시 출발

☆낭도 10시 도착

☆버스주차장-여산 마을 -낭산정-제1등산로-전망대-큰 소나무-규포 분기점-역기미 분기점-상산-규포 선착장-역기미 삼 거리-  낭도 상수원-장사금 해수욕장-낭도중학교-낭도 해수욕장-낭산정- 여산 마을 -버스주차장(원점회귀)

☆오전 10-오후 3시 (5시간. 약 10킬로)

☆인천 오후 9시 도착

버스 주차장

버스주차장 :전남 여수시 화정면 낭도리 1272-5 

인천에서 5시간 걸려서 도착한 낭도

77번 국도가 지나는 굴다리 옆 작은 공터에 버스는 멈췄다

오후 4시까지 맘대로 걷다가 이곳으로 돌아오면 된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첫 눈 맞춤하는 낭도 앞바다

잠이 깨지 않은 듯 조용한 아침을 만나고 있다

인천에서 낭도로 달리는 동안 비가 내려서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비는 멎고 티끌 하나 없는 고요한 아침을 만나고 있다

 

버스에서 내려 굴다리 반대 방향

오른쪽 방향으로 걸어가면 여산 마을이 있다

여산마을 앞길이 좁아서 버스는 들어가지 못하는 마을이다

여산마을 앞바다에도 마을에도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 너무 조용한 마을이다

 

낭도 여산 마을 벽화

다른 마을 벽화는 큰 그림으로 벽을 가득 메웠는데

이 마을은 갤러리에 온 것처럼 작은 액자를 담에 걸어 두었다

이 마을에 사는 할머니 초상화 일까

가장 눈에 들어오는 선한 할머니 그림

 

작은 섬

집도 작고 배도 작은 배가 오밀조밀 모여 있다

 

낭도의 가장 높은 봉우리 상산으로 올라가는 길 이정표

보건소에 바로 올라가면 쉬운데 벽에 붙여놓은 이정표 때문에 눈에 띄지 않은 바람에 

동로 입구를 지나치고 말았다

 

상산 등산로 진입로를 지나서 낭도 선착장을 지났다

저기 보이는 정자 '낭산정'

산으로 오르는 진입로를 찾기 위해 모르는 길을 살피며 걸었다

 

보건소 앞 등로 입구를 놓치고

두 번째 등로 입구를 찾았다

안흥찐빵집 반갑다

강원도 빵집이 이런 곳까지 와서 자리를 잡았다

등로입구를 찾고 산으로 오르려는데 하늘이 참 푸르게 다가선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과 오염되지 않은 섬 속에 잠시 머물게 됨을 기뻐했다

 

경운기가 지나갈만한 좁은 아스팔트 길이 한동안 이어졌다

저 언덕위가 보건소쪽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이다

길가에 매화꽃이 반갑게 웃고 있다

올해 들어 처음 만나는 봄꽃이다

내리던 봄비가 멈추었으니 꽃들이 눈을 뜰일 만 남았다

봄은 언제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고 시간을 잠시 멈추게 한다

꽃이 없었다면 그냥 지나갔을 풍경인데 꽃때문에 시간이 멈추어 선다

 

매화꽃이 핀 언덕에 올라서니 여산 마을이 한눈에 들어선다

색색깔 지붕을 얹은 여산마을 가옥들이 촘촘히 들어서 있다

여산마을이 낭도의 가장큰마을이자 중심이다

하산후  저기 여산마을에서 낭도에서 가장 유명한 젖샘 막걸리와 맛있는 밥한끼를 할 예정이다

 

상산으로 오르는 길은 차분하고 깨끗하게 잘 정비되어 있다

근래에 다녀온 섬 중에 등로정비가 가장 잘 되어있다

가파르지 않아서 좋고

밤새 내린 봄비에 흙내가 스멀스멀 올라오니 고향 내음을 맞는 것처럼 안정감이 든다

 

등에 땀이 찰 즈음 낭도는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쉬어갈 전망대를 탁 내어놓는다

배낭과 호흡을 내려놓고 주변 섬을 풍경으로 안고 있는 전망대에서

이 섬에 온 것을 기뻐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섬 사도와 증도

그리고 왼쪽으로 추도가 있는데 나무에 가려져 안 보인다

몇 년 전 다녀왔는데 작지만 너무나 아름다웠던 섬으로 기억하는 섬이다

 

또다시 소나무 숲을 따라 걷는다

고향길을 가는 것처럼 폭신한 길 아무리 걸어도 질리지 않는 편안한 길이다

사진은 커 보이지 않지만 상산을 지키는 할아버지 소나무.... 큰 소나무가 길손을 맞이하고 있다

 

상산으로 가던 중 두 번의 하산길을 만났다

왼쪽 규포마을로 가는 길과 좀 더 올라가서 오른쪽으로 하산하는 역기미 분기점이 있다

규포마을로 내려가는 것은 권장하지 않고

일단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섬을 크게 돌고 싶으면

정상에서 하산하는 규포 선착장으로 하산하여 오른쪽 방향 역기미쪽 해안을 따라 걸으면 된다

만약 걷는일이 부담이 된다면

상산에서 다시 오던길을 되돌아 조금만 내려오면 역기미삼거리쪽으로 하산하면된다

30분정도 시간을 단축할수 있다

 

 

 

상산 정상(280m)

돌무덤처럼 생긴 정상이다

그 흔한 표지석이 없고 누군가 돌탑을 세워 두었다

약간 흐린 날씨 잔가지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바다와 섬들

280여 미터의 정상에서 오래 머물지 않았다

내려가서 해안 풍경을 보는 게 나을 것 같아서이다

 

섬을 크게 한 바퀴 돌아볼 욕심에 규포 선착장으로 하산을 했다

 

잡목에 가려진 정상의 풍경

저건너 크게 보이는 땅이 여수이고

조발도와 둔병도를 건너 낭도까지 온 것이다

 

규포 선착장까지는 긴 목재 계단인데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하산 끝점에 이렇게 평탄한 길이 있고요

 

규포 선착장 모습

섬과 섬을 이은 다리가 생겨서 무용지물이 되었다

앞에 보이는 대교는 조발도와 둔병도를 이은 둔병 대교이다

 

규포 선착장에서 오른쪽 방향 역기 미 쪽으로 걷기로 했다

해안을 따라 편한 길인 줄 알았는데

산 중턱을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는 길이다

울창한 숲길이라 바다가 잘 보이지 않는다

 

해안을 따라 난 길이지만 산을 걷는 길이다

바라는 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이 없어서 우리만이 전세 낸 듯이 걷는 맑고 깨끗한 섬이다

 

역기미 삼거리 

오르락내리락 한참을 걷다 보니 역기미 삼거리가 나온다

상산에서 규포 선착장으로 내려가지 않고 역기미 쪽으로 하산을 하는 게 더 좋은 듯싶다

 

 

역기미 삼거리를 지나니 드디어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추도도 보이고 사도도 보인다

조금 더 가니 하계도와  상화도, 그 뒤로 하화도가 눈에 들어온다

 

동네 뒷산길 같은 황톳길과 소나무 숲

바닷바람이 키운 소나무 숲

섬에서 섬을 바라보다가 또다시 아무리 걸어도 지치지 않는 평평한 흙길

이런 길이라면 좀 길어도 힘들지 않겠다

 

농지로 사용해도 될법한 곳인데 이 동네는 농지가 거의 없다

모두 바다에 의지해서 살아가나 보다

 

산길에서 내려서서 바다를 끼고 걷게 되었다

해안을 따라 넓게 펼쳐진 암반 해안 

반석 위에 앉아서 저만치 다가서는 봄볕을 맘껏 맞이하고 싶다

하루 종일 따라다니는 섬 추도와 사도...

또 가고 싶지만 언제쯤 갈 수 있으려는지...

 

수영 좀 한다 하는 사람은 헤엄쳐서 건너가도 되겠다

코앞에 눈에 선한 섬을 두고 손짓만 하다가 간다

아는 사람은 없어도 나는 반가워서 손짓하는 섬

 

장사금 해수욕장

펜션이 있긴 하지만 주변에 마을이 없다

작은 모래사장과 넓은 마당바위 그리고 기묘한 암석들이 해안을 둘러싸고 있다

 

장사금 해수욕장

모래가 푹푹 빠지지 않아서 신발 벗고 걸어도 좋다

섬들이 친구처럼 이웃집처럼 다가서는 풍경을 안고

여기 한나절 앉아 있으면 참 좋겠다

 

모래사장 위에 파도가 그린 그림

물고기가 떼 지어 바다로 가는 모습이다

 

백사장을 둘러싸고 있는 암석들

 

푸른 해초에서 봄이 보인다

싱그럽게 바다내음을 전하는 해초

 

장사금 바다를 벗어나면서...

 

장사금 해안을 뒤로 두고 여산 마을로 가는 길

여기서 그만 잘못 선택을 했다

앞에 보이는 고개를 넘어서 여산 마을로 바로 가버린 것이다

펜션이 보이는 곳에서 왼쪽 길을 따라갔어야 낭도의 가장 아름다운 해변을 만날 수 있는데 말이다

돌아와서 검색을 하다 보니 얼마나 아쉬운지....

천선대 신선대 주상절리 등..... 많은 것을 놓쳐버렸다

 

 

낭도의 가장 귀한 것을 잃어버린 것도 모르고 꽃을 보며 봄을 보았다고 그저 좋아했다

 

지번은 있지만 허물어진 집

사람이 사는 것 같지는 않다

허름한 가옥이 있는 마을이지만 길바닥은 패이지 않게 정비를 해두었다

낭도의 농지가 가장 많은 마을인데 농가는 몇 채 안된다

 

 

낭도해수욕장

아주작고 관심을 두지 않는 작은 해수욕장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지만 등대만 우두커니 서있다

저 등대너머 해안을 따라 놓치고온 기막힌 해안이 있다는걸......

 

도로가 이차선으로 잘 되어 있는데 여산 마을의 도로가 좁아서 버스로 순회를 할 수가 없다

혹시 펜션 번호가 필요할 듯싶어서 사진으로 남겨 두었다

 

바다에서 봄을 가장만난다

해안을 뒤덮고 있는 봄빛...

저 연두빛의 봄속에 어족들의 꿈이 함께 자라고 있겠지

 

낭도에서 카니발을 하다니..

브라질이 아니고 낭도의 카니발

중단된 카니발이 다시 이어지길 함께 소원합니다

 

오전에 놓쳤던 등록 입구를 또다시 만나고...

 

이제 출출한 시간....

낭도에서 가장 오래된 도가 식당에서 두부와 서대회무침으로 배를 채웠다

낭도에 오면 한 번쯤 들려보아도 좋은 식당

여산 마을의 도가 식당을 추천한다

이곳을 다녀간 수많은 사람들의 싸인이 벽면을 채우고 있다

 

썰물 위에 멈추어선 고깃배들...

이곳을 찾았던 사람들이 떠나가는 시간

그 시간쯤이면 작은 고깃배들도 멈춤의 시간을 맞이한다

하루 종일 날씨가 갯벌처럼 잿빛을 띄운 시간

낭도의 시간은 잿빛으로 흘러갔다

 

아침에 보았던 바다를 두고 그대로 떠나간다

바다도 섬도 그대로인데...

사람은 늘... 변하고 떠나간다

그대로 있어도... 떠나간다 해도.... 운명의 시간이고 어찌할 수 없다

낭도... 낭만과 행복을 한가득 안고 다음 섬을 향하여 떠난다

 

 

참참참..... 혹여 다음에 다시 간다거나...

아님 이 글을 읽고 낭도를 계획하는 사람이 있다면

4시간 코스~

아래 지도상 파란색 실선을 따라 트레킹을 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2022.3.1 화... by 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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