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해외여행-유럽/오스트리아 티롤 알프스

오스트리아 티롤 알프스-Neustift im Stubaital(2022.06.28)

kyeong~ 2022. 8. 11. 11:13

2022.6.28. 화. 셋째날

Seven Sumit 산맥의 끝부분에 해당하는 스튀바이탈 트레킹을 하는 날이다

아침 9시 버스를 타고 30분 가량 이동하여

파노라마만 엘퍼(Panoramabahn ) 스키 리조트에 도착했다

티롤에 오기를 손꼽아 기다릴 때는 시간이 그렇게도 느리게 가더니

막상 티롤에 오니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흐를 수가.... 어느새  3일째다

연이틀 날씨가 맑아서 환상의 트레킹을 했었는데 오늘은 하늘이 수상하다

제발 비가 오지 말아야 할 텐데 말이다

 

노이 스티프 트임 스튀바이탈(Neustift im Stubaital)이라는 동네의

스키리조트 파노라마만 엘퍼

 

1000미터 고지에 위치하고 있어서 더위라는 걸 모르는 곳이다

여기서 곤돌라를 타고 800m 고지를 더 오른 후 2000고지에서 시작한다

 3000미터 준령들이 우뚝 서있는 Subital 트레킹, 티롤트레킹에서 가장 기대가 되었던 곳이다

 

 

늦은 아침이지만 고요한 동네다

멀리서 날아온 이방인의 이야기 소리만 마을에 흩어진다

산은 높지만 집들은 어딜 가나 낮다

인스브루크 시내를 다닐 때에도 아파트촌이라고는 없고 한적한 시골 동네는 낮은 목조 주택이다

 

산봉우리 저만치 구름이 많아서 걱정이다 시야 확보가 안 되는 날이 될 것만 같다

 

 

한국에서 흔히 타던 스키 곤돌라이지만

여기서 타는 곤돌라는 별반 다르지 않아도 풍경이 다르다 보니 색다른 느낌이다

 

 

파노라마반 엘프의 상부 곤돌라 탑승장

1790m 고지의 주변은 안개로 자욱하다

한여름이라 안개가 많고 비가 오나 보다...

제발 비는 오지 말아야 할 텐데...

 

곤돌라 탑승지나 산장마다 높이가 적혀 있어서

높은 곳에 왔다는 것을 더욱 실감할 수가 있다

 

 

1790m 이곳은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장소라고 한다

일찍  이곳에 와서 이미 날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Stubaital 하늘을 날아가는 사람들.... 저 사람들은 우리보다 더 환상적일 것이라 생각하니 부럽다

 

 

지도를 올려다보니

봉우리들의 높이만 읽을 수 있을 뿐 독일어를 쓰는 이곳의 언어는 발음조차 힘들다

 

이 스키장이  Elfer 2505m 봉우리 아래에 있다는 것만 알겠다

 

 

겨울엔 스키장으로

여름엔 패러글라딩을 하는 사람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

어느 계절에나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다

 

우리나라는 케이블카를 설악산이나 한라산에 설치하자고하면 환경보호단체에서 반대를 하는데

지난번 몽블랑 때나 여기 티롤에는 많고 많은 케이블카가 있지만 환경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깨끗하다

환경을 보호하자는 국민의 마음이 중요한거지 케이블카가 환경을 망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에서 보았던 꽃들과 비슷하다

날씨가 흐려서 걱정이 이만저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꽃들을 보니 다시 웃게 된다

 

 

두 갈래 길이다

오늘 체력이 안 좋은 분이 계셔서 왼쪽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을 택하고

나머지 일행들은 몽환의 안개 숲,  오른쪽 길로 들어선다

 

 

장구채

뽁뽁이 꽃이라고 이름 지었다

꽃을 따서 손등에 툭치면 뽁소리를 내면서 터지는 꽃이다

마치 포장비닐 뽁뽁이를 터트리는 소리와 같다

 

 

저 건너편으로 3000미터급 고봉들이 얼굴을 내밀어야 하는데 아예 다 가리고 보이질 않는다

길에 핀 꽃이나 벗하며 숲의 공기를 만끽해야겠다

 

 

비가 올 듯 습하니 이슬도 많고 거미줄도 많다

거미들의 집은 국경이 없나 보다 한국과 모양이 같다

 

 

노이 스티프 트임 스튀바이탈(Neustift im Stubaital)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데

안개는 점점 하강하고 있는 듯하다

 

 

Elfer 2505m 산봉우리를 올려다보니

실비단 같은 안개가 온천지를 휘어 감고 있다

도무지 얼굴을 보여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이슬 젖은 야생화만 가득하다

 

 

 

신이 내린 날씨인데 어떡하리

이국의 안개는 더 몽환적이다

끝을 알 수 없는 길에서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 숲을 걷는다

안개 때문에 사람들은 말을 줄였다 그저 묵묵히 걷기만 한다

 

 

 

해시계 같은 것도 있고

오른쪽 숫자가 적혀있는 육면체는 월별 풍경이 그려져 있다

Woche-해석을 하니 한주를 나타내는데  그아래 독일어로 쓰여있는 내용들은 더이상 해석불가 ㅠㅠ

 

 

이 곰팡이 같이 생긴 것은 숲에서 참 중요하다고 설명을 해줬는데

아.... 어쩌면 좋아..... 시간이 지나니 기억을 못 하겠다

 

그냥 풀인 것 같고 나무인 것 같은데

중요한 것은 열심히 설명을 하는데 그저 알아들은 척할 뿐이다

 

 

 

건너편 3000미터급 고봉들이 보여야 하는데  어쩔 수 없지 그냥 걸어야지..

 

 

하마터면 밟고 갈뻔한 꽃

앞서간 사람들이 밟고 가지 않았나 보다

길바닥에 엎드려서 살아가는 야생화

 

 

 

꽃인지 솜털인지 물방이 맺혀서 실제로 참 이쁘다

억새처럼 군락으로 피어 있는데 이슬이 맺혔다가 햇빛이 나면 영롱하고 이쁘다고 한다

오른쪽에 핀 꽃은 우리나라 유채꽃을 닮았는데 이 꽃이 가장 많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오호 하늘은 내편...

안개가 아래로 다 내려갔는지

Elfer(2505m) 봉우리 쪽의  안개가 말끔히 걷혔다

 

순식간에 걷혔다가 다시 안개로 뒤덮였다

끊임없이 바라보는 자에게만 그 영광을 주나 보다

 

 

<펌사진> 날씨가 맑은 날의 모습 우뚝선 암봉들의 장관을 볼수 있는 곳이다

 

 

뿐만 아니라

지금부터 Stubaital트레커들에게 환상과 기쁨이 존재하는 풍경이다

신들린 것처럼 안개가 흘렀다가 멈추었다가...

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이럴 땐 말을 멈추고 심장이 들려주는 박자와 마음이 추는 춤을 느끼며 바라보아야 할 것 같다

 

 

Habicht 3277m

거대한 고봉들이 내 가까이서 나를 삼킬 것 같이 다가온다

고봉 앞에서는 사람이 개미처럼 작아진다

 

 

Elfer 산줄기와 Habicht 이 거느리는 고봉을 사이에 두고 안개강이 흐른다

이 안개강 아래가 스튀 바이탈 계곡이라 한다

 

 

누가 여기서 걸어가려 하겠는가

멍하니 서서 안개가 보여주는 파노라마를 멍 때리고 볼 수밖에

만연설처럼 흰 눈이 가득해도 좋겠지만

영험한 안개가 춤을 추고  있는 풍경도  감동을 충분히 불러온다

 

 

 

가이드가 그만 가잔다

이 멍했던 시간을 아무렇지 않게 두고 그냥 내려가라 한다

그에게는 일상이겠지만 두 번 다시 못 올 곳에 환장할 풍경을 두고 내려가라 한다

 

 

산 정상에 온 것처럼 더 이상 가지 못하고

멈추어서 멍 때리고 있는 나!!

 

 

Stubaital 환상의 파노라마

 

 

안개 세상인데 뭐가 보이길래 망원경으로 열심히 바라보고 있다

 

 

<펌사진> 망원경으로 열심히 보는 모습이 인상적이라서 구글에 올려진 사진을 모셔옴

이곳의 풍경이 가장 멋진 곳인가보다 가장 큰 벤취를 설치해두었다

안개천국이었더라도 앉아서 감상좀 하고 올걸 그랬다

 

 

 

알핀 로즈=알펜로제

한국에 진달래가 있다면

알프스 자락마다 알핀로즈가 가득히 피어있다

고산지대이다보니 늦게 피나보다

 

알펜로제, '알프스의 장미', '눈 속의 장미'는 알프스 봉우리 정상에서만 볼 수 있는 고산식물이다.

작은 키에 분홍색 꽃은 진달래 같은 느낌이다.

알펜로제는 알프스의 봉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붉게 비친다는 뜻의 형용사로도 사용된다.

 

2000 고지를 걷다가 내려 선 곳은 1500 고지의 산장이 있는 곳이다

이 계곡을 따라 산장이 몇 개가 있고

날씨가 나쁠 땐 택시를 부를 수 있는 곳이다

 

 

 

Stubaital 산장의 점심

 

 

산장에서 아침에 곤돌라를 탔던 파노라마만엘퍼 리조트까지는 약 8킬로

가이드가 택시를 타고 가기를 권했지만

가다가 비가 오면 부르기로 하고 알프스의 좋은 기운을 좀 더 받기로 했다

산이 거대한 만큼 골짜기의 폭도 농사를 지어도 될 만큼 넓다

 

한국 같으면 이런 곳에 농사를 짓거나  목장 같은 것을 할 텐데

땅이 넓어서인지 시원스럽게 그냥 두었다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것 같다

산에 있는 동안 비가 내리지 않고 안개와 고봉의 조화로운 풍경을 준 것.... 알프스 신에게 감사하다

 

 

산 정상이야  안개로 가려졌지만

눈에 초록물이 들 정도로  그린 그린 그린 ~세상이다

 

 

1시간쯤 내려오니 우리나라 흔들바위를 연상케 하는 바위도 있고

1338m 고지의 산장이 또 나타난다

이 계곡을 타고 산장이 여러 개 된다고 한다

 

 

산위에서 바라보았던 고봉들의 하단 모습이다

어느 높이까진 침엽수림

또 어느 높이 까진 초원지대

2500미터 이상 올라가면 바위군으로 형성된 것 같다

 

 

우리나라 메밀밭 같은 풍경 같기도 하고

개망초 꽃밭 같기도 하고... 꽃 이름은 모르지만 지천으로 피어 있는 들판이다

누군가 심어 둔 것이지 못 들어가게 담장도 있다

 

 

마을까지 걸어왔을 땐 비가 제법 많이 내렸다

비 내리는 Stubaital 계곡을 바라보니 또다시 신비함이 몰려온다

이번 여정 중에 가장 신비롭고 멋진 곳이라 꼽고 싶은데 사진은 실제의 풍경을 능가하지 못한다

 

내일은 아헨 호수 주변을 걷고 유람선도 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