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은 꽃술이 없는 까닭에 눈꽃의 색을 흰색이라 한다 햇빛 몇 줌이면 사라지고 마는 저 색을 흰색이라 한다 흰색의 어원은 어디에서 왔는지 꿈처럼 왔다가 가는 유령 같은 색 그래서 흰색은 슬프다 무등평전을 가득 메운 눈꽃 꽃술도 없이 씨방도 없이 밤새워 번식한 눈꽃들 붉은빛 하나 없이 전부 흰색이다 오늘이 지나면 또 언제 만날까 꿈결같이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마음껏 발자국을 남겼다 눈꽃을 지날 때마다 투명한 지문이 나이테처럼 찍힌다 흰색의 두근거림이 찬란히 빛나지만 투명한 나이테를 가진 저 눈꽃은 꽃술이 없다 이 두근거리는 눈빛을 삼킬 목젖이 없다 그래서 흰색은 언제나 슬프고 서석대 한 귀퉁이 물빛 지문은 슬픔보다 짙다. 梁該憬 2023.01.15. 무등산에서 |
무등산은 잊을만하면 찾게 된다
일찌감치 무등산 예약을 한 후 COVID에 걸리고 말았다
겨울 COVID는 독감보다 몇 배는 끈질기게 몸을 후벼 팠다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루에도 몇 번씩 갈등이다
겨울 겨울산행의 백미는 상고대인데 3일 전부터 일기예보를 보니
무등산은 주말 내내 비가 온다고 한다
주변 산악회에서는 강원도 쪽 눈예보에 맞추어 산행지를 변경하고 있다
몸은 가지 말라 하고 마음은 이미 무등산 옛길을 훠이훠이 오르고 있다
광주로 가는 동안 겨울비는 계속 내리는데 제발 그쳐 주기만을 바랬던 마음이 통했는지
무등산 원효사 입구에 도착하자 비는 그쳤지만 하늘은 무겁게 내려앉는다
등산로 초입에서 주변상인이 정상부에 상고대가 가득하다고 귀띔을 주셨는데 순간 귀가 번쩍 열린다
무등산 등산로는 셀 수 없이 많지만 이번에는 원효사 입구에서 '무등산옛길'로 오르기로 했다
꼬막재를 거쳐 규봉암으로 돌아서 오르면 볼 것도 많고 산행시간이 좀 더 길지만
서울에서 출발해서 11시 넘어 도착했으니 단체산행은 짧은 코스로 오를 수밖에 없다
무등산은 원효사에서 규봉암을 통해 오르기도 하였고
안양산에서 백마능선을 타고, 또는 만연산에서 연계해서, 또는 중심사에서,
오늘 오르는 무등산 옛길코스도 몇 년 전에 왔었다
그러고 보니 수도권에서 먼 곳이지만 제법 많이 오른 산중의 하나라서 낯익은 산행이 되는 날이다
정상부에 상고대가 많다는 정보도 받았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을 시작해 보자
무등산의 수갈래 안내도
산길도 인생도 인연도 거미줄처럼 엮어서... 세월을 걸어간다
2023.01.15. 일. 무등산 산행 /날씨 :흐림
신갈 7:30분 출발
무등산 원효사 입구 11시 10분 도착
산행시간:오전 10~오후 5시(상고대로 인해 쉬엄쉬엄 산행)
산행코스 :원효사입구-무등산옛길-목교-서석대-입석대-장불재-군부대 삼거리-임도-늦재쉼터-원효사(원점회귀)
산행거리 :원효사입구→서석대→장불재:5km
장불재→늦재쉼터→원효사입구:6km(총 11km/22000보)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원효분소
무등산 원효분소 앞 표지판
시간이 넉넉하고 긴 산행을 원하면 꼬막재와 규봉암을 거쳐 장불재에 이르러 입석대와 서석대로 오르면 좋겠지만
정상으로 바로 오르려면 무등산 옛길 구간을 이용하면 된다
우리 팀은 시간 관계상 오른쪽 옛길코스로 오르기로 했다
무등산 옛길은 3구간까지 있는데 원효사에서 서석대까지는 2구간에 속한다
<<무등산 옛길 탐방을 위한 안내도 첨부>>
무등산 관리사무소를 지나서 얼마가지 않아
왼쪽 '무등산 옛길'안내석 옆 계단으로 오르면서 옛길은 시작된다
여기서부터 옛길을 통해 약 4킬로 오르면 무등산의 천년기념물 서석대에 이른다
산행 초입 너덜지대
겨울이지만 바위에 낀 이끼가 금방이라도 봄을 불러올 것만 같다
겨울에 비가 내릴 정도이니 두꺼운 겉옷을 배낭에 넣고 가벼운 차림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万曆癸巳 義兵大將 金忠壯公 鑄釰洞
만력계사 의병대장 김충장공 주검동
임진왜란당시 의병장이었던 충장공 김덕령 장군이 이곳에서 무기제작했다는 설과 연관성이 있는 지점이다
오르면서 '금곡동제철유적지'가 있는데 벗들을 따라 숨 가쁘게 오르다 보니 사진을 찍지 못하고 그냥 올라왔다
이 유적은 임진왜란 때 의병장 김덕령(金德齡)의 의병활동과 관련된 무기제조창으로 알려졌다.
1992년 국립광주박물관과 한신대학교박물관에 의해 조사되어,
조선시대의 제철방식과 철기제조기술에 관한 여러 가지 자료를 제공해 주었다.
‘금곡(金谷)’이라는 지명이 ‘쇳골’을 의미하고 있으며,
유적 주위에 건물지의 기단부와 수많은 철재(鐵滓)가 남아 있어 일찍부터 유적의 존재 가능성이 알려져 왔었다.
원효사 일원이 금곡동이라는 지명도 이유적에서 유래되었다 한다
초입에서 목교까지 3.5km 구간은 뒷산을 오르는 정도의 힘들지 않은 길이다
오랜 산벗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올랐다
눅눅한 산기운 때문에 낙엽냄새가 나는 길이다
중간중간 이정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산죽이 봄빛 같은 푸른빛으로
반갑게 발등을 툭툭 친다
나무꾼이나 군부대에 애용되었던 길인데 지금은 산꾼을 반기는 길이 되었다
이 길은 원시의 길을 걷는 느낌이다
숲에 가려져 목교에 이르전까지는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물소리와 새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무아지경으로 오르라는 길이라 한다
대략 1.5km 정도 오르자 상고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하늘이 발등에 닿을 정도로 내려앉은 날 산중턱에서 상고대가 환하게 반기니
사진을 찍느라 걸음은 점점 늦어진다
여기서부터 옛길이자 지오트레일 1구간이다
상고대와 안개와 뒤섞인 몽환의 세계에 접어들었다
한치 건너 숲이 안보일정도로 안개가 깊숙이 파고들었다
여린 나무사이로 가녀린 눈꽃이 내려앉아 있으니 이만만 하여도 충분히 들뜬 마음이다
표지판에 "지오트레일'이 있어서 잠깐....
요즘 둘레길 말고 지오트레일이라는 안내판을 만나는데
지오(geo)는 좁고 가파르다는 뜻이다
지오트레일은 둘레길보다 조금 더 난이도가 있는 길이라고 해석하면 되겠다
무등산에 오르는 것도 옛길구간을 이용하느냐 지오트레일구간을 이용하느냐....
세상도 복잡하고 길도 복잡하고 안내도도 복잡하다
임도와 옛길이 만나는 목교에 이르자 상고대는 터널을 이룬다
염려했던 비가 상고대로 만났으니 얼마나 기뻤을지 알겠는가
8700만 년 전 화산폭발과 빙하기를 거치며 형성된 석영의 변성암을 만나러 가는 지오트레일
돌기둥에 상고대가 맺혀을 거라는 상상을 하며 위로 올려보았으나
하늘을 열어주지 않는다
하늘만 봐서는 오리무중 그 속에 내 맘은 갈 곳은 있으나
상고대가 하도 좋아 갈길을 잃은 사람처럼 멍하니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았다
무등산은 군데군데 안전 쉼터가 있다
비나 눈을 피해 갈 수 있는 쉼터인데 여기서 배낭을 풀고 요기를 시작했다
원효사 입구에서 목교까지는 완만한 산길이었다면
목교에서 서석대로 오르는 500m 거리의 옛길은 가파르다
가파른게 대수인가...
세상 반가운 설화가 온산을 가득 메우고 있는데 발걸음은 가벼울 수밖에 없다
정상부로 갈수록 안개가 엉겨 붙어 상고대를 연출하고 있으니 예정에 없던 축복받은 날이다
목교에서 서석대로 오르는 길은 꿈같은 길이다
선돌들이 보이는 걸 보니 서석대가 가까워졌다
바위에 망사수를 놓은 것처럼 실루엣이 펼쳐졌다
시잡가는 날 드레스에 놓은 하얀 자수처럼 말이다
하늘을 향해 우뚝 선 바위군들위에 선녀가 내려앉은 것 같다
8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고고하게 서있는 바위들
수도승처럼 고고하다
나 여기에 이르게 한 천지신명에게 감사하여 기도하는 마음이다
변치 않고 늘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이 이렇게 고마울 줄이야
무색의 시간을 견디는 나무와 바위
무등산은 광주의 진산이며, 포근하고 후덕한 어머니의 산이라고 부른다. 도심 배후에서 도시를 감싸안고 있으며, 동서남북 어디에서 누구나 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모나지 않아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또한 도심 10㎞ 이내에서 해발 1,000m 이상을 자랑하는 세계적인 산이다. 바로 이곳 무등산에 조성된 길이 '무등산 옛길'이다. 무등산 옛길은 선인들의 자취를 따라 생각하며 천천히 걷는 마음의 길이자, 무등산이 간직한 수천 년의 역사를 이야기로 녹여내는 길이다. [무등산 옛길 2구간]은 원효사~서석대까지 4.2㎞에 이른다. 2구간의 무아지경길은 새소리, 바람소리, 물소리만 있어 '무아지경'에 이르게 하는 마음으로 걷는 길, 숨소리도 죽여가며 조용한 가운데 오감으로 느끼며 가는 길이다.(무등산국립공원 발췌) |
서석대 풍경
우두커니 그냥 있어도 좋다
해발 1000 고지에 200여 개의 돌기등이 병풍처럼 늘어서있다
상고대가 수를 놓은 바위기둥에 햇살이라도 비치면 수정처럼 빛이 나는 수정병풍이 된다
오늘은 안개가 가득하여 몽환의 세계에서 만나는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수묵화 전시회에 온 것 같다
이 모습에 반한 최남선은 “마치 해금강 한쪽을 산 귀퉁이에 올려놓은 것 같다”라고 극찬했을 정도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흑백의 시간이다
흑백이어도 기쁨으로 가득한 시간
찬바람 속에서 탄성조차 잊고 멍 때리는 시간을 가졌다
8700백만 년 전의 세상으로 들어가 깨어나지 못하는 시간 여행이다
이기에 낀 이 초록이 없었다면
잠시~세상은 흰색만 존재하는 줄 알겠다
하얀 세상에 하얀 여백
천왕봉 정상은 안개에 묻혀 보이지 않고
일상에 갇지 못한 여백을 여기서 얻는다
바람이 차고 귀가 얼얼한 시간이지만 고스란히 그 찬바람을 얻고 싶었다
모자를 썼지만 목으로 감기는 무등산의 찬바람 때문에 짜릿하게 전율이 온다
정상부로 가는 동안 상고대는 점입가경 ~
무등산 정상인 천왕봉은 군사보호구역으로 일반인에게 통제되어 있지만
그동안 봄철과 가을 그리고 신년 맞이을 위해 매년 2~3번 정상개방을 해왔다
군부대로 인해 산꾼들에게는 금단의 땅,
일 년에 몇 번 신분증 확인 후 열어주기는 하는데도 저 봉우리를 밟지 못해 아쉽다
무등산無等山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화순군·담양군에 있는 산. 호남정맥의 중심 산줄기로 일컬어진다. 최고봉 천왕봉의 높이는 1,186.8m이다. 산 전체는 산정 부군의 암석노출지를 제외하면 완경사의 토산을 이루고 있다. 산세는 웅대하며, 다양한 형태의 기암괴석이 절경을 이루어 사철경관 아름다운 경승지가 많다. 3대 석경은 서석대·입석대·광석대이다. 1975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2013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어 한국의 제21호 국립공원이 되었다. 전체 면적은 75.425㎢이다. |
서석대 바로 위가 정상 능선이다.
무등산 정상은 천왕봉, 지왕봉, 인왕봉 등 세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천왕봉(1187m)은 무등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로,
천왕봉에서 북봉을 거쳐 꼬막재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군사 시설물 보호를 위해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서석대 정상석에서 바라본 지왕봉 정상에는 김덕령 장군이 뜀질하면서 무술을 연마하고 담력을 길렀다는 뜀바위가 있다. 인왕봉은 지왕봉 서쪽에 자리하고 있다. 서석대 쪽에서 가장 잘 보이는 첫 봉우리가 바로 인왕봉이다.
<지왕봉 펌사진>
천왕봉은 군사시설이 있다 하니.... 지왕봉과 인왕봉이라도 자유의 산이 되길 바라본다
서석대 표지석 방향 모습
천왕봉을 밟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서석대 대형 표지석을 정상석처럼 어루만져보고 하산을 한다
무등산은 지난 2018년 국내에서 제주·청송에 이어 3번째로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았다.
무등산의 최고봉인 천왕봉(1,187m)의 남서쪽에 위치한 서석대(1,050m)는 입석대(950m)와 함께
천연기념물인 무등산주상절리대에 속하며,
높이 약 30m, 너비 1~2m의 다각형 돌기둥 200여 개가 마치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무등산의 대표적인 명소이다.
주상절리대를 구성하는 암석은 무등산응회암이라고 명명된 화산암으로서
중생대 백악기 후기(약 8,700~8,500만 년 전)에 분출된 화성쇄설물로 형성된 용결응회암이다.
이 응회암이 천천히 식는 동안 부피가 줄어들며 수축될 때 인장력이 작용하여 주상절리가 만들어졌다.
이곳에서는 무등산이 광주를 품 듯 시가지의 전경과 멀리 월출산을 조망할 수 있고
해 질 녘 서석대에 비치는 노을이 장관을 이룬다.
서석대에서 본 천왕봉 정상부 (펌사진, 다음백과 발췌)
서석대 정상부에 위치한
광주시내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
안개 때문에 광주시내를 볼 수 없다
이렇게 세상이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상고대라도 없었다면
먼 길을 달려와서 얼마나 아쉬웠을까
자연만이 선물할 수 있는 상고대 평전에서 무등산의 이름처럼 등급도 없는 세상천하
하얀 나라에서 잠시라도 지내다 간다
이 잠시의 시간이 내 일상을 오랫동안 지배하므로 며칠 동안 얼마나 행복할지 안다
서석대에서 입석대에로 내려가는 동안
수묵으로 만나는 풍경 속에서
아무도 만나지 말았으면 좋겠다
올라오면서 보았던 서석대를 정상부에서 다시금 감상할 수 있는 곳인데
오늘은 상고대와 안개 때문에 그냥 지나친다
상고대 때문에 못 보아도 아쉬움이 없는 날이다
무등산의 정상 서석대와 손에 잡힐듯한 천왕봉
무등산에는 수많은 길이 있고 ‘봉(峰)’과 ‘재’가 있다.
재와 봉이만큼 많은 이야기가 들어있는 무등산이다
저 아래 보이는 광주사람들의 희(喜)·노(怒)·애(哀)·구(懼)·애(愛)·오(惡)·욕(欲)의 얼굴이 오버랩되는 순간이다
나의 희로애락을 무등산이라는 산길에서 몇 번이나 녹여 내렸던가
무등산은 광주사람뿐만 아니라 이 세상을 삶을 녹여가는 가치 있는 산이기도 하다
서석대정상부에서 500미터 내려오면 만나는 입석대
광각이 아니라서 오른쪽 왼쪽 나뉘어서 찍었다
날씨가 영하로 내려가다 보니 카메라가 오작동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핫팩을 가져오지 않아서 점퍼 속에 카메라를 녹이며 찍은 사진
장불재로 내려가는 길
정상부에 바위군이 많은 것에 비해 무등산은 유순한 길이 많다
내려올수록 상고대가 줄어들지만 나무가 많지 않아서 안개가 없는 날은
안양산으로 가는 백마능선을 바라보며 걸어내려 가는 길이다
장불재 쉼터
넓은 평전에 쉼터의 규모도 크고 뒷간을 다녀올 수도 있다
900 고지에 이렇게 넓은 평전이 있는 곳은 없지 싶다
상고대에 환장하며 이리저리 퍼져있던 산우들과 단체사진을 이곳에 이르러서야 찍을 수 있었다
무아지경에 빠져 입석대를 지나 어느새 장불재이다
919미터에 위치한 장불재는 넓은 개활지다.
무등산 9부 능선에 위치한 장불재는
서석대, 중봉, 규봉암, 중머리재, 화순 안양산으로 가는 오거리길이 합류하는 지점이다.
도로로 말하면 교통요충지인셈이다
옛날 광주, 담양, 화순 사람들이 만나는 교류와 소통의 장이었다고 한다.
사방이 확트여서 바람을 고스란히 맞아야 한다
이 거대한 지질공원에 방송사와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으니 산을 찾은 사람들은 올 때마다 많은 아쉬움을 가지게 된다
‘유서석록’의 기록에 의하면 장불재 근처에 ‘장불사(長佛寺)’라는 큰 절이 있었다.
최근 전남대학교 지리학과 박승필 명예교수는 무등산에서 옛 절터 20여 곳을 새롭게 발견했다고 한다.
장불재 밑에서 기와를 굽던 가마터와 축대 등이 발견되었다.
이를 근거로 ‘장불재’는 ‘장불사’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다음백과 발췌)
장불재의 평전
너른 들판에서 바람의 소리를 향하여 귀를 열어보라
그리고 온몸으로 추위에 전율하라
가장 추운 날이 가장 아름다웠던 겨울이다
이렇게 넓은 평전에 누군가 조경하듯 갖다 놓은 것처럼
입석들이 우뚝 서있다
여기서 정상부를 다시 올려다보았지만 내려온 길을 안개가 모두 지워 버렸다
이 많은 상고대를 보는 운수대통한날...
이제 여기서 본격적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임도를 따라 원효사로 내려가는 임도길을 택했다
장불재에서 500미터 지점 군부대 갈림길
서석대와 장불재 그리고 원효사 쪽으로 내려가는 길로 나뉜다
중봉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무등산 정상부에 군부대와 통신탑이 있다 보니
차가 다닐 수 있는 임도가 있다
하산은 6킬로가량 임도를 따라 내려가기로 했다
아래쪽까지 상고대가 펼쳐져 있다면 좋겠다
중봉 방향의 풍경
장불재에서 1.2킬로 정도 이동하면 중봉으로 가는 갈림길이 있는데
시간에 쫓겨 원래 계획을 포기하고 임도로 그냥 내려가기로 했다
길을 내느라 주변에 흩어진 돌을 주욱 세워 놓은 길
상고대가 점점 줄어들고..... 길은 아직도 한참이나 남았다
아직 3킬로 정도는 더 내려가야 하는데
발바닥이 슬슬 아파온다
눈에 보이는 것이 줄어들면 말도 줄어들고 시선은 땅만 보고 걷게 된다
발바닥이 아파 좀 쉬어갈까 싶었지만 날씨도 춥고 날은 어두워오고.....
그냥 내려가야지 뭐...
4시쯤의 어둑어둑한 색깔
산속의 저녁은 부지런하다
발걸음을 조금 더 빨리 재촉해 본다
늦재 쉼터 '만치정'
이곳은 옛날 나무꾼들이 나무를 하고 해 질 무렵 하산길에 풀피리 불며 쉬어가는 장소라 하여 '늦재'라 불렸는데 이 뜻을 한자로 새겨 늦을 만(晩)에 언덕 치(峙)로 이름하여 만치정(晩峙亭)이라 하였다
나무꾼대신 산꾼들의 지친 발걸음을 쉬어가게 하는 정자로 바뀌었다
원효사에 이르러 올려다본 정상부
5시 어둑어둑 어둠이 밀려오지만 무등산 정상부는 상고대로 인해 환하게 보인다
원효사 일주문
* 원효대사가 지은 사찰, 원효사 *
무등산 원효계곡의 웅장한 산세 속에 있으며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누각을 가지고 있는 전통사찰이다.
신라 때 원효대사가 산의 수려함을 사랑하여 이곳에 암자를 세우고 지냈다 하여 원효암이라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원효봉 한 기슭에 있는 원효사 동부도는(지방유형문화재) 현존하는 부도 중 조각기법이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사면에 동물모양의 해학적 모습이 특이하다.
절 바로 앞에 높고 긴 계단이 있고 양옆으로 하늘을 뒤덮은 우거진 대숲 때문에 절을 향해 나 있는 통로가 마치
하늘을 오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1980년 5월 대웅전 신축 작업 중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팀에 의해 발굴된 청동, 청동불 입상, 동경(구리거울),
각종 소조불 등 백여 점의 유물은 통일신라 말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시대의 것들로서
원효사의 오랜 역사를 말해준다. 현재 국립광주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새벽 5시 인천에서 수원까지 가는 동안
그리고 수원에서 버스가 출발할 때만 해도 비가 줄곧 내리고 있어서
산행은 접고 근처 찻집에서 시간을 보낼까도 생각했다
무등산에 초입에 도착하니 하늘이 무겁게 내려앉았지만 비는 멈추었다
무등산 옛길로 오르기로 했는데 이 길은 조망은 없지만 우거진 숲사이로
힘들지 않게 오르는 길이라서 가는데 까지가 보자고 슬슬 산우들을 따라 올랐다
절반쯤부터 보이는 상고대를 보자 걱정으로 가득했던 예측은 완전히 잊고
상고대가 반겨주는 설경 때문에 발걸음 가벼워지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운수대통한 날이다
기대 없이 떠난 산행에 겨울산행의 최고의 풍경이라 하는 상고대를 만났으니 환장하게 좋은 날이 되었다
기대를 하지 않을 때 찾아온 행운은 더욱더 값진 것이라 무등산의 겨울 풍경을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 같다
무등산 천왕봉개방할 때 가고 싶은데 멀어서 답은 물음표다.
2023.1.15. 일 by gyeong~
'photostory-山'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0211.토. 김포 문수산 (1) | 2023.02.21 |
---|---|
20230206.월. 한라산(성판악-백록담-관음사) (0) | 2023.02.14 |
221231.토. 속리산 천왕봉 (0) | 2023.01.02 |
20221120.일 지리산 천왕봉 (0) | 2022.11.22 |
20221105 .토. 내장산(장군봉-연자봉-신선봉-내장사) (0) | 2022.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