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 路

20231111.토. 무주 금강변 마실길(벼룻길)

kyeong~ 2023. 11. 12. 19:11

 

가을! 그냥 좋다

단풍길에 서도 좋고

코스모스 꽃길에 서도 좋다

낙엽 뒹구는 길에서 깔깔 웃어도 좋다

함께 걸을 그대들이 있어서 더 좋다

이번엔 어디에 서 볼까

강이 있고 갈대가 넘실거리는 길에 서볼까

신은 내게 고민하지 않아도 갈길을 내어준다

축복받은 생

동갑내기들과 이번엔 금강변 억새밭으로 떠나볼까 한다

하루 전 날씨가 겁을 준다

영하의 아침 날씨

그래도 남쪽으로 가는 거니까 걸을만할 거야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에 대비하여 몇 겹으로 옷을 입고 

동이 트기 전 길을 나선다 









갈대밭에서/ 梁該憬


낯선 곳에 나를 내려놓았다
조금 걸어야겠다고 강으로 간다
잘 가라 잘 가라
손을 흔드는 갈대들
속으로는 가을바람이 야속해 
서로 부둥켜안고 산다
약속도 없이 왔는데
무리로 손을 흔드는 갈대들
갈대밭 너머에는 강물이 흐르지만
내키 만한 큰 갈대숲에 들어서서
갈대처럼 서있어 본다
함께 기대어 서있으니
가을빛에 길어진 그림자를 묻어버린다
지금 이 순간은 벅찬 약속도 
아픈 이별도 생각하지 않는다
평생 함께했던 그림자마저 잊고
갈대에게 보고 싶었다는 말을 전하네
갈대숲은 흔들릴 때마다
내 마음을 흘러가는 강물이었다
갈대강에서 참 보고 싶었다 말을 전하네
내일은 다시 또 혼자가 되어
허리 긴 그림자를 돌아볼지라도.




2023.11.11. 금강변 갈대밭에서

 

 

전북 예향천리 中

무주구간 둘레길 지도 

 

전라북도의 둘레길을 예향천리 마실길이라 한다

그중에 무주구간 둘레길 지도에는

금강마실길 2코스와 과 백두대간 4개의 코스가 있다 

 

 

예향천리 무주군 금강변 마실길은 

1코스와 2코스로 나뉘고 총길이는 19km다

 

금강마실길 1코스 지도

 

 

2023.11.11. 토. 날씨 흐림 

  • 서울 사당 7시 30분 출발
  • 도소마을 11시 30분 도착
  • 유평습지에서 점심식사 후 12:00 출발
  • 밤송이마을 15시 도착
  • 월영산 출렁다리 16시 도착
  • 출렁다리 사진촬영 및 식사 후 17시 서울로 출발
  • 서울 사당역 20시 도착 해산

 

  • 둘레길코스:

       도소마을-유평습지(억새밭)-대소리-덤덜교-부남면소재지-과수원-벼룻길-각시바위-밤송이마을

  • 이동거리:약 9km(약 3시간 소요)

전북 무주군 부남면 대소리 1621-12

도소마을 앞 삼거리에서 트레킹 시작

간이 화장실(0), 주차장(x)

 

도소마을은

도로가 놓이기 전 마을은 강으로 둘러싸여 강을 건너야 이동이 가능했기에 '섬소' 즉 섬마을이라고 불렸다.

한자 표기로 하다 보니 지금의 도소(島所)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도로는 있으나 자동차의 왕래가 적다.

섬이라는 것은 마음에 거리인 듯 여전히 섬처럼 한적하고 평화롭다.

마을은 녹색 농촌 체험마을로 지정되었고 2015년 여울애 체험 센터를 완공하면서

마을 앞 금강을 중심으로 수생태 체험과 슬로푸드 체험을 하는 농촌 체험 프로그램은 운영한다.

 

 

 

도소마을 앞 금강변 유평습지에서 트레킹은 시작된다

첫눈에 들어온 갈대밭이 마음을 확 사로잡는다

벗들이 이곳에서 도시락보따리를 푸는 동안

갈대밭에 먼저 뛰어갔다

내가 이번 가을에 가고 싶었던 갈대밭이다 

 

 

첫눈을 사로잡은 금강변 갈대밭

옛날에는 옆 마을 감동에서 물이 흐른다고 하여 감동강(甘同江)이라 불렸다

 

 

갈대가 가득한 유평습지

늦가을의 풍경을 한껏 뽐내며

멀리서 첫 영하의 날씨를 무릅쓰고 달려온 이방인을 

고개를 흔들며 반기는 갈대들

진짜 반갑다 갈대야!

이 길을 걷고 사진을 보니 

벼룻길 보다 이 억새밭이 가장 좋았다

 

 

 

갈대밭이 보이는 강가

이런 숲을 걸어본지가 언제였던가

아무것 하지 않고 걸어만 보아도 좋은 갈대밭

이정옥의 갈대숲이 보이는 언덕~♬

노래가 저절로 나오는 길이다

 

 

갈대밭 사이로..... 숨고 싶다

가끔씩 바람 한 줄기 지나갔으면 좋겠다

서로 몸을 부딪치며 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으면 좋겠다

이방인의 방문에 숨을 죽인 갈대숲

가만있지 말고 나 좀 흔들어주면 좋겠다

 

 

유평교

벗들의 반영

서로가 서로를 닮아가며 

그대와 나

데칼코마니 같은 친구가 되어가네

 

 

금강은 참 유려하다

올여름 한반도는 홍수에 몸살을 앓았는데도

금강변은 물살의 흔적이 없다

물가에 퍼질러 앉아 물먹는 강아지처럼 

억새 습지는 평온하다

 

 

홍수에는 물에 잠길 것 같은 유평교

건너에는 대소리가 있다

이 다리를 보니 이곳이 잠기면 영락없이 섬이 될 것 같은 도소마을

 

도소마을은 무주군의 서쪽 시작 마을로 금강 벼룻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시작은 도소마을 회관 앞에서 출발해서 금강 쪽으로 내려간다.

강을 따라 포장도로를 따라 걸으면 왼쪽에는 금강이 흐르고 오른쪽에는 도소마을과 나란히 걷는다.

이 길이 무주군의 대표적인 예향천리 금강변 마실 길이다.

4계절 언제나 걸어도 좋지만 특히 봄이면 금강을 따라 핀 꽃들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어 봄에 많이들 찾는다.

 

 

대소리 마을을 걷다 보면 건너다 보이는 대문바위

평온한 금강변 마을에

바위하나가 도로변에 버티고 서있다

 

대소마을에서 부남면으로 들어갈 때 대문역할을 했다고 하여 '대문바위'라고 한다

이 바위 아래에는 황소를 잡아먹었던 커다란 이무기가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금강 나지막한 길에서 멍을 때리면 시간이 잘도 간다

무엇을 할까 생각하기보다

마을이 내어준 금강변길에 시간을 맡겨보자

 

 

대소마을 앞 금강변 억새풍경

단풍도 지고 

꽃도 지고 

이맘때쯤은 어디를 가나 낙엽 밟는 소리에 삭막한 계절이다

이런 계절에 강변을 장식하는 억새밭을 만나니 발걸음을 아니 멈출 수 없다 

 

 

작은 나무에

알차게도 매달린 감나무

아직은 떫겠지만 하나 따서 우적우적 먹고 싶다

주인나리.... 그래도 나 착하죠? 꾹 참고 그냥 갑니다.

 

 

도소마을을 지키는 나무

이 길을 가는 사람들의 이정표처럼 지키고 서있다

잎이 모두 떨어진 걸 보니 

이제 겨울로 들어서는가 보다

 

세월이 흘러 아름드리 큰 나무가 되었을 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지나갈 것이다

내가 다시 이 길을 걷게 되는 날 그때도

나를 향해 손 흔들어 주소!

 

 

무주나 금산은 인삼밭이 많다

인삼밭 아래 금강변길

물에 잠기지 않아서 길이 너덜너덜하지 않아 좋다

 

 

누군가 여기에서 쉬는 동안

탑을 쌓았나 보다

탑천국... 아니다 탑제국 같은 우리나라

돌탑이 풍경이 되는 나라

 

 

갈대밭 위 덤덜교

저 다리를 넘어서 부남면소재지로 들어간다

이 강물 아래에는 강폭이 넓어서 여름철에 래프팅도 즐긴다고 한다

 

 

이 다리를 넘어서

오른쪽으로 가면 대문바위

왼쪽으로 가면 부남면소재지

비가 많이 와서 금강변이 잠기면

오늘 걸었던 길 말고

대소마을에서 아스팔트길을 따라 대문바위 앞을 지나 부남면에 다다른다

 

 

덤덜교에서 바라본 부남면소재지

 

 

덤덜교를 건너자

큰 등나무가 있는 민가

추녀아래 매달린 곶감을 보고 

허락도 없이 추녀 안으로 들어가 한컷~

 

 

부남면에는 천문대가 있다 

부남면 천문대는 지난 2002년 주민자치센터 개소와 더불어

별자리 탐사 천문대를 3층 규모로 건립,

천체망원경이 고정식 1기와 이동식 2기가 설치돼

30여 명이 일시에 탐사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돼 있다.

 

부남면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관공서 앞을 지나....

 

 

이 마을의 가장 고령목 느티나무

이나무 그늘에서 쉴 수 있는 정자가 있고

그 옆으로 체육시설이 있다

운동하다가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되겠다

 

 

부남면 느티나무에서 벼룻길까지는 대략 2km

금강마실길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벼룻길이다

 

 

느티나무에서 마을 안쪽길 사이를 따라....

 

 

며칠후면 김장날짜를 잡아놓다 보니

텃밭의 배추가 탐이 난다

스산한 늦가을에 제철 만난 배추만 가장 싱싱하다

 

 

 

송엽국위로 맥문동 열매가 가을 막바지를 견디고 있다

 

 

마을 언덕길로 오르다 보니

언덕아래로 아담한 교회가 눈에 들어온다

이 마을에서 가장 탐나는 건물이다

 

 

마을길을 따라 언덕을 오르고 

언덕을 벗어나면

벼룻길로 가는 강변을 찾아 나선다

 

 

 

도소마을에서 3km 걸어온 지점

벼룻길까지는 1.8km

 

올해 몸값이 가장 비싼 과일 사과밭이 나온다

사과가 몸살을 앓았는지 빛이 곱지는 않지만

비싸다 보니 어떤 사과를 만나든 귀하게 보인다

 

 

사위질빵도 한 해 동안 할 일을 다했는지

몸무게를 줄이는 중이다

가볍게 세상을 향해 몸집을 내려놓는 중이다

 

우리도 생을 살다가

이렇게 몸과 마음을 내려놓았으면 좋겠는데

못 가본 길도 가야 하고

못 먹어본 것도 먹어야 하고

이것 또한 욕심이니..... 몸은 항상 무겁다

 

 

마을 공동묘지를 지나서 이곳을 넘어가면

다시 금강변을 만난다

 

 

인삼의 고장 무주

 

 

도소마을에서 대략 4km 지점

인삼밭 외에는 추수가 모두 끝난 벌판이다

부지런한 농부의 일이 끝나가는 시점이다

 

 

노란 은행잎이 갈길을 치장해 주니

벗들의 발길을 점점 느려진다

빨리 걸을게 뭐 있나

지금까지 힘들게 일했고, 산을 넘었고, 꿈꾸었으니

이젠 뭐 그냥 설렁설렁 걸어야지

 

 

이 안내판은 도소마을 앞에 걸려있었으면 참 좋았겠다

벼룻길 입구에 대형으로 맞이하고 있다 

위에 '감동강변길'이라 함은

감동마을에서 흘러오는 강이라 하여 이강을 예부터 감동강이라 한다

이 표지판에서부터 벼룻길이 시작된다

 

 

강건너에 부남면 체육시설이 있는 곳이다

부남면 대유리 농촌마을 연기가 올라가고 있다

연기 나는 시골풍경 참 오랜만이다

어디선가 엄마의 된장찌개 끓어오를 것 만 같다

 

 

이쪽은 바람이 덜 타는 마을인지

강변의 갈대밭이 초록세상이다

어디선가 봄이 들어있을 것만 같은 엉뚱한 생각을 한다

 

 

나그네 쉬어가라고 만들어둔 평상엔

은행잎만 잔뜩 쉬어간다

잠시 쉬면서 멍 때리고 싶은 시간

오늘을 이곳에 내려놓고 잠시 휴식하고 싶지만.....

 

 

절벽을 걷는 금강 벼룻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저 앞에 보이는 절벽을 따라 용케도 길이 나있다

지금은 잎도 지고

강물도 시리고

을씨년 스런 길로 변했지만

여름에는 강바람과 함께 덥지 않아서 참 좋겠다

 

 

금강 벼룻길은

강가나 바닷가의 낭떠러지로 통하는 비탈길을 이루는 말로

주민들은 보뚝길로 부른다.

금강 벼룻길은 굴암리의 대뜰(넓은뜰)에 물을 대기 위해

일제 강점기에 건설한 1.5km 길이의 농수로이었기도 한다.

 

 

위험구간에는 다행히 허름한 데크도 있고

 

 

강가에 벼룻길 안내판이 있지만

한 사람만 겨우 지나는 길이라 

조심조심 앞으로 간다

낙엽이 푹푹 싸인 길이라 

미끄럽기도 하고

낙엽 속에 들어있는 돌에 걸리기도 하니까...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있는 바위가 각시 바위라 한다

 

 

각시바위

구박받는 며느리의 전설이 전해지는 바위다

저 바위사이로 난 각시굴이 있는데

인공으로 뚫은 것이라 한다

길이는 20m

 

각시바위 아래 인공 동굴

자연동굴처럼 생겼는데

사람이 뚫었다 하니 다시금 노고를 생각한다

 

 

바위동굴 안에 물이 차있어서

양쪽 바위를 잡고 건너가야 한다

다행히 물에 빠지지 않고 잘 통과했다

 

 

벼룻길은 금강변으로 이어지고

가을이 다 떠나지 않는 길

산그림자 길어지는 시간 

어느 집에서 솟아오르는 연기 때문에 마을이 따듯하게 느껴진다

 

 

벼룻길의 끝부분의 안내판

보행자가 많은 곳이라서

도로바닥에

'보행자 보호'하라는 안내문구가 커다랗게 쓰여있다

 

 

금강마실길 1코스는 

도서마을에서 시작해서 반딧불 서식지 잠두마을까지 가야 하지만

코스를 줄여서 

상굴교 못 미쳐 밤송이마을에서 끝을 낸다

약 9km를 걸었다

높낮이가 없는 밋밋한 금강변을 따라 걷는 길

억새밭이 대단지로 반겨주어서 늦가을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하는 길이다

한 해 동안 걸었던 길을 이으면 한반도 테두리를 다 걷고도 남겠지만

얼마 남지 않은 2023년의 시간을 길을 통해 열심히 채워나가야겠다

은행의 잔고는 별로 없지만 

곳간에 채워지는 길이라도 많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버스를 타고 경유지 월영산 출렁다리로 이동

월영산 출렁다리

 

 

충남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241-8

 

월영산 출렁다리

월영산과 부엉산을 잇는 길이 275m의 무주탑 출렁다리로

금강 상류의 아름다운 수변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가파른 계단을 따라 약 200미터쯤 올라가야 한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가장 최고는 누구일까

순번 없이 그때그때 달라요

 

 

월영산 쪽에서 바라본 부엉산

올봄에 월영산과 이 다리를 넘어 부엉산과 자지산까지 걸었던 터라

그냥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이다

 

 

월영산 그 건너로 부엉산 자락이 흘러내리고

그 뒤로 자지산 능선이 들어온다 

강을 건너는  천내교는 부엉 터널로 이어지는 길이다

 

 

 

 


 

 

충북 영동군 양산면 금강로 760

043-743-8665

 

여행의 끝판왕은 그지역의 별미여행

민물고기로 만든 도리뱅뱅과 민물새우

그리고 국수와 수제비를 넣어만든 어죽

 

이지역에서 두번째 먹어보는 어죽과 도리 뱅뱅이다

시장끼 어린 뱃속을 허겁지겁채웠는데 

그중에 도리뱅뱅이 가장 맛있다 

 


오늘의 둘레길은 전북 무주

중간 경유지 월영산 출렁다리는 충남 금산

맛집 가선식당은 충북 영동

많이도 넘나드는 하룻길이다

좋은 길 찾아

맛집 찾아 안내해 주려고 노력한 리더님들 덕분이다

어떤 길에 서든 그 길을 내기 위해서 수고가 셀수없이 많다

각시바위아래 암굴

약 20m 길이라고는 하지만 단단하기 그지없는 바위를 뚫느라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을까

그 터널을 걸어 나오면서

내가 한 수고가 누군가의 편한 이동을 위한 터널이 된다면 가장 기쁜 일이 될 것이다

노동과 땀을 내려놓고자 했던 마음에

다시금 땀을 흘리는 수고를 좀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20231111.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