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美

어느날 오후 -까치가 있는 산에서만 말을 하네

kyeong~ 2009. 4. 11. 00:25

 

진달래 동산에서

 

 

 

닫힌 창문쯤은

쉽게 밀고 들어오는

까치의 아침이야기 때문에

옅은 봄을 따라 산에 올랐다.

 

까치가 잠을 잘 수 없었겠네

부드러운 입을 열어

진달래가 웃고 있으니

온천지가 붉은 목젖으로 웃고 있으니

누구라도 잠을 잘 수 없었겠네

 

까치 입같이 생긴 잎들을

온몸에 간직하고

와르르 쏟아진 입을 벌려

까치가 있는 산에서만 말을 하네

 

재주 없는 신때문에
무채의 말을 거는 바람과
불편한 대칭을 이루었던 마음
이왕 산에 올랐으니
까치 입 같은 사람과
진달래 목젖 같은 말을 하고 싶다.

 

梁該憬 

글: 2007.3.26

사진:2009.4.7

 

 

 

 

요란스레 까치가 부르는 날이 있었지요

무얼 말하려 하는건지 가봤습니다.

  

산 목련이 피고 있더군요

키높은 나무들 틈에서 햇볕을 찾느라 고개를 길게 뻗었어요

  

그늘없는 곳을 골라 웃고 있네요

 

 

지난 가을이 누고간 찔레똥위에 다시 새봄을 여는 순이 돋고 있어요

 

 

무슨 꽃인가요?  벚꽃 필때쯤 함께 웃고가는 하얀 그대여~

 

 

붉은 꽃위에 쏟아지는 붉은 햇빛, 그대얼굴 참으로 황홀합니다.

 

 

햇댓보같이 아름다운 이름으로 수를 놓고가는 봄이여!

 

 

온세상이 그대천국으로 열리고

 

목젖 길게 내밀어 당신과 언약합니다.

 

  

 항상 아름다운 길로 걸어가겠습니다.

그대가 피고간 길처럼 행복한 길로만 걸어가겠습니다.

 

 

이런 생각 저런생각을 하며 어느덧 작은 고개를 넘고

 

석양보다 더 노오란 길섶을 걸었지요

 

이 울안의 사람들은 아마도 노란이야기만 할것 같아요

그댁 이야기가 담넘어 넘칠듯이..

 

 

아직 순을 기르지 못한 늙은 나무

어린 개나리에게 손을 내밀어 봅니다.

 

 우리 올봄 내내 노란이야기 담밖으로 넘겨봐요

지나가던 모든 사람들 발길 멈추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