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월출산-달이 지나는 풍경, 달에게 집착하다.

kyeong~ 2014. 3. 23. 23:37

 

 

 

 

 

 

월출산에서 달을 만나니

 

아득한 하늘에

달이라도 있으니

여기가 낯선 땅인지 모르겠다

 

하늘이나 땅, 모두 검은 곳

나뭇가지에 길을 내며 가는

달이 되었다가

홀로 달이 되었다가

나뭇가지처럼 굽은 길을 간다

 

어두우니 달은 느리다

어두우니 나뭇가지 굽는 줄 모르고

가끔 흔들리는 달 

저러다 어둠에 묻혀버리려나

 

나뭇가지처럼 굽은 길에서

달이 흘리는 흔들림

아무래도 난 어둠에 홀린 것 같아.

 

 

梁該憬

2013년 3.23.

음력 이월 스무사흗날, 월출산에서 달을 만나다.

 

 

산행코스 ː 경포대-바람재-천황봉(일출)-구름다리-천황사

 

 

남녘 땅 영암까지 5시간을 달려 왔는데

세상은 분간을 할 수 없는 어둠 뿐이네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산인지도 모를 곳에서

어둠 속을 무작정 파고들었다

 

나뭇가지에 바람이 흐르는소리와

달이 지나는 풍경을

천황봉에 오를 때까지 벗을 삼아 걸었다

어둠 속을 걷는 것도 참 괜찮다

잡념이 적다

오랜만에 달에 대한 집착이 일었다

해가 뜨기 전까지 ...

 

이월 스무사흗날의 월출산은

절반은 달을 향하여 서있고

 

천황봉의 정상에서

승천하는 태양에게 정점을 찍고 그 후,

절반은 기암괴석을 향하여 서있었다

 

먼길을 무심히 달려와

아찔한 풍경앞에 섰으니

이런 풍경 언제 또 만나리오

오장육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감정을 던져야겠다.

 

아마도 몇일동안은  배설물에서 돌이 몇 개 나올지도 모르겠다

잘하면 달까지도 순산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