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연정/ 梁該憬 아무리 찾아도 보이는 건 없는데 어찌 이리 나를 반기는가 온몸을 붕대처럼 감고 도는 이 기운 내가 오기를 그토록 기다렸는가 텅 빈 곳에 서있어도 요란하게 들리는 소리 겨울 내내 행방을 찾았는데 여기서 만날 줄이야 옷깃을 풀지 않아도 껍질을 다 벗은 산 때문에 주춤했는데 기세좋게 달려드는 바람에 머리카락 헝클어진 몸을 전부 내어주었네 그리고 하루종일 그냥 걷는다 너를 만났는데 또 그냥 걸어야 한다 가부좌 틀고 있는 바위옆을 지날 때에도 허리굽은 노송옆을 지날 때에도 수십 년 정분이 가슴에 있는데 너를 만났다는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2024.02.18. 계룡산에서 |
동학사 주차장:충남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 728-1
- 계룡산(관음봉~삼불봉)
- 2024.02.18. 일.
- 날씨:흐림 &오후 약간의 비
- 산행코스: 주차장-세진정-동학사탐방지원센터-동학사-은선폭포-관음봉-자연성릉-삼불봉-남매탑-큰 배재-문골삼거리-천정지원센터-주차장
- 산행시간:9:20~15:20(6시간, 점심시간 포함)
- 산행거리:10km
주차장에서 상가지역을 지나
약 4km 거리의 계룡산 관음봉으로 향한다
멀리 계룡산 주봉인 천황봉이 희미하게 다가서지만 갈 수 없는 봉우리
우리는 동학사를 지나면서 관음봉을 오르기로 했다
주차장에서 동학사까지는 아스팔트길이고 1.7km 거리다
관음봉까지 절반을 평지로 걷고 나머지를 급경사 계단으로 올라야 한다
'계룡산 동학사'
힘과 기운이 느껴지는 일주문 편액을 바라보며 동학사 쪽으로 향한다
영상의 기온이지만 흐린 날씨 때문에 몸이 움츠려든다
부지런히 걸어서 온기를 끌어올려야겠다
일주문을 지나면서 동학사가 품고 있는
문수암과 관음암, 미타암등을 만날 수 있다
문수암 길목을 지나면서 바로 관음암
그리고 동학사 범종각을 지나 동학사
오랜만에 왔지만 들려볼 새도 없이 관음봉을 향한 발걸음이 바쁘다
춘 동학
추 갑사라고 해서
벚꽃이 만발한 계절에는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기도 하다
동학사 東鶴寺 충청남도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의 계룡산국립공원내에 위치한 사찰이며, 대한불교 조계종 제6교구 본사 마곡사의 말사이다. 724년(신라 성덕왕 23) 상원조사(上願祖師)의 제자인 회의화상이 절을 짓고 이름을 청량사(淸凉寺)라 하였다. 고려시대인 920년 도선국사가 사찰을 중창하였고 이후 동학사로 개칭하였다. 이후 조선 시대에 1457년 매월당 김시습(金時習)이 단종과 안평대군, 김종서(金宗瑞) ·사육신(死六臣)의 제사를 지냈다고 전해진다. 간화선을 떨친 경허가 이 곳에서 강사 자격으로 교학 강의를 했다. 또한 초기에 수행하며 깨달음을 얻은 절로도 알려져 있다. 현대에 와서는, 6.25전쟁때 거의 파괴된 것을 1975년 새로 지었다. 이 절의 동쪽에 학 모양의 바위가 있으므로 동학사(東鶴寺)라 하였다는 설과, 고려의 충신이자 동방이학(東方理學)의 조종(祖宗)인 정몽주(鄭夢周)를 이 절에 제향하였으므로 동학사(東學寺)라 하였다는 설이 함께 전해진다. 현재는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의 운문사같은 비구니(성인 여승) 사찰이다. 갑사와 더불어 계룡산국립공원 관내의 양대 절이다. |
동학사를 지나 약 4~500m 올라온 지점
산행 들머리
가파른 산길을 오르다 보면 땀이 많이 나는 구간이라
겉옷을 벗고 스틱도 준비하고...
험한 산길이지만 다행히도 눈이 없어 아이젠은 신지 않아도 된다
여기서 은선 폭포까지는 약 7~800m
관음봉까지는 대략 2km
정상까지 난이도
은선폭포에서 관음봉까지 경사가 급하고 계단이 많아서
힘들게 느껴지지만 계단에서 바라보는 산그리메가 일품이라
미리 걱정할 일은 아니다
예전엔 너덜길이었지만
지금은 초입부터 잘 정비된 산길이다
여기서 대략 800미터쯤 올라가면 은선폭포가 있다
폭포에 올라가면 대단한 물줄기가 있으면 좋겠지만
겨울이라 기대할 수는 없다
은선폭포까지 돌계단과 목계단 585개를 걸으며
계룡산과의 깊은 호흡이 시작된다
호흡이 깊어야 산의 기운을 많이 받아들일 것만 같다
아낌없이 호흡을 하며 정상을 향한 발걸음 차곡차곡 쌓아간다
585 계단에서 바라보는 풍경
얼마 오르지 않았지만 확 트인 시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왼쪽 정면의 뾰족한 봉우리는 갑하산
그 앞에 작은 봉우리는 봉래산
오른쪽으로 황적봉
그리고 사진에는 잘렸지만 계룡산 천황봉의 줄기가 내려오고 있다
골짜기 사이로 학봉리 마을과 동학사가 계룡산이 알을 품듯 안기어 있다
동학사에서 1.2km 돌계단을 밟고 올라온 지점
드디어 은선폭포다
폭포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만약 여름이었다면 물줄기가 더 멋졌을 텐데
전망대에서 떨어져서 바라보는 폭포는 물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없어 아쉽다
동학사로 흘러내려가는 이 계곡은 '이끼도롱뇽' 보호를 위해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서
2029년 말까지 탐방로 외에는 들어갈 수 없다
계룡산의 깃대종은
호반새와 깽깽이 풀이다
은선폭포에서 200미터 올라오면
쉬어갈 수 있는 쉼터가 나오고...
여기서 심장과 호흡을 달래며 잠시 쉰 다음
1km 구간 길이 코에 닿을 듯한 된 비알을 오를 준비 해야 한다
박석이 길을 내고 있다
구간구간 흩어진 바윗돌을 디딤돌 삼아
계룡산과의 호흡을 나눈다
너덜길과 회색빛이 도는 숲
같이 오르는 벗이 없다면 힘이 많이 드는 구간이다
계단을 싫어하지만
계룡산에서 만큼은 반갑다
힘들 때에는 위를 올려다보지 않고
묵묵히 한 발 한 발 올려놓다 보면 정점은 있다
계단에서의 무심을 발현하는 구간이다
저 멀리 갑하산 왼쪽으로 신선봉까지 고개를 내민다
흐린 날씨지만 봉우리는 선명하게 다가선다
저 멀리 푸릇푸릇 봄이 들어 있을 것만 같은 오늘은 영상의 기온이다
324 급경사 계단
그래도 설악산 계단보다는 훨씬 수월하다
산은 호흡이 터질 것 같이 가쁘게 올라야
산에 오는 희열이 느껴진다
호흡을 모을 새도 없이 밖으로 튕겨나가길 수십 번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그만큼 호흡이 몸을 달구고 있는 것이다
산을 오르느라 뭉쳐진 열기를 정상에서 쏟아내면 정말 통쾌하다
계단을 따라 벅차게 올라온 만큼
대가는 만족할 만치 얻는다
한쪽으로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까지 더해진다
바람이 거칠어서인가
우람한 나무는 찾을 길 없고
키가 작은 잡목만 가득하다
큰 아름목이 없는 게 다행이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시야가 힘든 구간을 잊게 해 주기 때문이다
천황봉과 연천봉으로 가는 길목과 만나는 관음봉고개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하늘(구름)과 맞닿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연천봉
연천봉고개에서 신원사와 갑사로 길은 나누어진다
늘 갑사에서 올라와 연천봉을 오른 다음 이곳 관음봉을 올랐지만
오늘은 동학사에서 출발하여 관음봉을 오르게 된 것이다
계룡산은 어디에서 올라도 호흡의 RPM은 높다
신선봉과 갑하산, 학봉리마을
그 너머로 유성까지 훤하게 내다 보인다
오른쪽으로는 쌀개능선이 흘러내리고 있다
관음봉 삼거리에서 100미터 올라온 지점
잡목 아래로 계룡면 들녘이 펼쳐져 있다
바람이 거칠다
계룡산의 바람이 전부 치고 올라왔다
먼저 올라온 친구가 자리를 잡고 따듯한 커피를 나누어 주고 있다
힘든 산에서 여유를 느끼는 순간이다
그 순간을 가지게 한 친구... 고맙네!!
계룡산계룡산은 충청남도 남동부에 있는 산으로,주봉인 천황봉의 높이는 845m이다. 제1경은 계룡산의 최고봉인 천왕봉의 해돋이로 그림 같은 경치가 펼쳐진다. 제2경은 삼불봉(775m)의 눈꽃이며, 제3경은 연천봉(738.7m)에 지는 해로 천왕봉의 해돋이와 견줄 만하다. 제4경은 관음봉(766m)의 구름이며, 제5경은 동학사 계곡의 신록이다. 제6경은 갑사 계곡의 단풍이고, 제7경은 은선 폭포의 운무로 폭포 앞의 기암절벽이 볼 만하다. 제8경은 남매탑이라고 불리는 청량사지 쌍탑에 뜨는 달로, 숲 사이로 쏟아지는 달빛이 매우 아름답다. 대전광역시와 공주시 • 계룡시 • 논산시에 걸쳐 있으며, 차령산맥과 노령산맥 사이에 솟은 산으로 상봉 · 연봉 등 높은 봉우리가 솟았다. 1968년에 국립 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이 산은 줄지어 늘어선 봉우리가 닭의 볏을 쓴 용과 같다 해서 계룡산이라 불리게 되었다. 여러 가지 동물과 나무가 많고, 계곡마다 소와 폭포가 절경을 이룬다. 곳곳에 아름다운 경치가 많으며, 동학사 · 갑사 등의 절과 암자도 많아 사람이 즐겨 찾는다. 갑사 삼신불괘불탱(국보 298)•신원사 노사나불괘불탱(국보 299) 등 국보 2점과 철당간 및 지주(보물 제256호)•부도(보물 제257호), 동종(보물 제478호)을 비롯한 보물 6점 등 문화재가 많다. 계룡산은 삼국 시대부터 백제의 명산으로 꼽혀 왔으며, 조선 시대 초기에는 새로운 도읍이 들어설 예정지가 되기도 하였다. 기슭 곳곳에는 토속 신앙이 이루어져 있다. |
주봉이 출입금지구역이다 보니
대부분 연천봉에서 이곳 관음봉을 거쳐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많이 걷는다
정상에는 쉬어갈 수 있는 데크가 정자가 있어서 오랫동안 머물러도 편한 곳이다
관음봉에 올라서니
영하의 기온을 몰고 온 것처럼 바람이 차고 거칠다
정상에서 360도로 전해지는 풍광을 바라보니
바람이 대수랴
아니 계룡의 모든기를 전해주는 바람이어라
한 오라기의 바람까지 모두 목에 걸고 거친 길을 가겠네
하여 나는
사는 날이 밤이어도 바람이 간 방향으로 길을 가겠네
문필봉과 연천봉
겨울이 숨겨두었던 봉우리들이 깃을 털고 일어난 느낌이다
좌측 골짜기는 신원사
오른쪽은 갑사로....
그 너머로 계룡면의 넓은 들녘이 넓게 펼쳐져 있다
앵글을 좀 더 왼쪽으로 옮겨
쌀개능선의 계룡산 천황봉을 담아 보았다
그 산줄기가 고도를 완전히 낮춘 벌판 논산에
신라와 백제의 전투가 있었던 황산벌이 있다
다시 뒤로 돌아
오늘 가야 할 자연성릉과 삼불봉
계룡산의 연봉들이 닭의 벼슬을 닮았다 하여 계룡산이라 하였다는데
오늘 닭벼슬길을 걸어가 보자
눈의 무게를 벗어버리고
이제 또 한철 꽃세상을 짊어지고자
잔뜩 기운을 모으고 있는 계룡산
이런 계절에 정상에 섰으니
올라오는 바람을 따라 모든 기운이 내게로 스며드는 것 같다
그래 바람을 한껏 맞으라
이 바람이 바로 계룡의 기운이리라
꽃 피우기 직전 산의 기운이 가장 좋은 기라고 한다
계룡산 관음봉에서 삼불봉까지는 계룡산의 가장 멋진 구간 자연성릉구간을 지난다
능선을 따라 서있는 품격 높은 소나무와 조망을 내어주는 바위와 함께 하노라면
힘든 것을 잊게 하는 구간이다
관음봉에서 목계단을 따라 내려섰다가
정월의 기운을 가득 안고 있는 계룡암릉을 걸어가 보자
자 ~~!!
계룡산 삼매경에 빠질 능선 삼불봉까지 1.6km의 행복을 느끼러 가보자
삼불봉으로 가는 자연성릉구간
이곳에 눈꽃이 만발하면 설경의 위대함이 느껴지는 구간이다
그래서 삼불봉 雪花가 계룡산 2경으로 꼽는다
거무튀튀한 계절,
2월은 어느 산을 가나 멋진 풍경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러나 계룡산은 예상을 벗어나
바라만 보아도 기운을 얻게 되는 계룡산 연봉들이다
코가 닿을 것 같은 산길을 걸어왔음에도 이 능선에 접어드니 저절로 신이 난다
절벽 위로 걷는 길
쇠파이프를 박아서 안전을 확보한 길을 따라
오르고 내리고
삼불봉으로 가면서 바람은 잦아든다
등에 땀이 나는 줄도 모르고 환하게 펼쳐지는 풍경을 보느라 정신이 없다
드디어 갑사 방면의 풍경이 넓게 펼쳐진다
계룡저수지와 팔재산까지 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멀리 광덕산과 금학산이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
오던 길을 되돌아
바로 앞 관음봉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눈에 들어온다
내려올 때는 몰랐는데
건너편에서 보니 관음봉으로 오르는 계단이 제법 가파르다
역으로 진행한다면
마지막 저 계단에서 땀 좀 흘리겠다
관음봉에서 왼쪽으로 앵글을 돌려
쌀개능선을 담아본다
오른쪽부터 쌀개봉과 통신시설로 들어갈 수 없는 천황봉이 있고
그 능선은 동학사 쪽을 고도를 낮추고 있다
오늘은 능선보다
멀리 산마루금의 푸른빛에 눈이 간다
이럴 때 핸드폰의 한계를 느낀다
마음껏 당겨서 찍어야 하는데...
무거워도 나의 존경하는 카메라님을 모셔올 걸 그랬다
호흡도 내려놓고
발걸음도 멈추고
노송처럼 서서
천황봉을 바라본다
무등산 정상도 개방되었다는데
저곳은 언제쯤이면 개방을 할까
바라만 보아도 좋은데.....
꼭 가야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
관음봉과 삼불봉 1.6km 구간
딱 절반구간이다
돌계단과 목계단이 편안하게 길을 안내한다
1km 안 되는 구간을 한 시간쯤 사용한 것 같다
그만큼 발길을 잡는 풍경이 많다
갑사로 흘러내리는 산줄기와 그 뒤로 신선봉에서 흘러내리는 산줄기가 있다
아! 좋다!
이 말 말고 또 뭐가 있을까
어디를 보나 푸른색의 산마루금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깊은 매력의 저 푸른빛
백설에도 알고 보면 푸른빛이 들어있다 한다
세상의 근원은 푸른색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그런 날 하늘을 보라
푸른빛인 걸 보게 된다
핏줄 같은 잡목의 가지 끝
잎눈을 뜰 때가 된 것 같다
먼 것과 가까운 것을 바라보고 사는 나무들 옆에서
푸른 산마루금에 또 취해본다
보약 같은 풍경을 보았으니
길은 멀어도 발걸음은 지칠 리 없다
흐리고 빛깔도 없는 계절에
이렇게 산에 취해 걷는 날이 몇 번이나 될까
삼불봉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길이 아무리 멀어도 좋은 날
힘든 구간 보다
시야 좋은 풍경 앞에서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구간이다
갑사 방면
날 저물겠다
이렇게 갈길을 재촉하지 않으니 말이다
이런 여유로움이 좋다
산그리메 또한 깊이를 더하지 않은 낮은 파도를 이룬다
깊고 짙어서 좋은 것도 있지만
묽고 연한 것에서 무엇이라도 보일 것만 같아서 좋다
누군가는 그랬다
계룡산은 계단만 생각난다고...
그래도 목계단이 많아서 발의 충격을 많이 줄여준다
다음에 온다면 신원사나 갑사에서 출발해 삼불봉까지 좀 더 걷고 싶은 마음이다
오던 길을 뒤돌아본 자연성릉구간
자연성릉구간이 지나
천황봉-쌀개봉-관음봉-문필봉-연천봉
천황봉 줄기가 내려서는 지점은 황산벌(논산)
계백장군의 기개를 때문에 논산훈련소가 자리 잡고 있는 걸까....(내 생각)
관음봉-문필봉-연천봉
구름이 닿을듯한 연천봉에서
한 번도 운해를 만나지 못했다
한 번쯤 운해가 가득한 날 저 끝 봉우리 연천봉에 서고 싶다
소나무가 많은 산은 아니지만
볕을 유난히 좋아하는 소나무가 능선의 경계를 따라 줄지어 자생하고 있다
산의 기세에 눌려서인가
바람 때문에 힘들어서인가
쭉쭉 뻗은 소나무는 없고 천년분재처럼 키를 낮추고 있다
아... 가야 하는데 언제 가지
삼불봉 가는 길에는 갑사 방면의 산그리메가 발길을 잡는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의 손에 이끌려야 하는데
난 아직 산길에 발목을 잡히고 산다
갑사 방면 금잔디고개와 삼불봉으로 가는 삼거리에서
이정표를 확인하고...
국립공원이라 이정표는 곳곳에 있다
드디어 마지막 계단
마지막이라 좋기도 하고
이제 내려가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는 계단이다
계룡산이 계단은 참 친절하다
계단이 숫자를 세고 있다
삼불봉 정상, 동학사 방면
정상석보다 내려다보고도 또 내려다보고 싶은 풍경에 눈이 먼저 간다
넓게 펼쳐진 학봉리 방면의 풍경이다
눈꽃 雪花때문에
계룡 제2경으로 꼽는 삼불봉
멀리서 보면 3명의 부처가 서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여 삼불봉이다
어느 지점에서 보면 3명의 부처로 보이는지
그곳이 궁금하다
비룡승천 (飛龍乘雲)의 기운을 가진 계룡산
남다른 풍수지리 때문 무속신앙인들이 많이 드나드는 산
이능선을 무사히 걸었으니 승천하는 기운으로 올 한 해를 보냈으면 좋겠다
春 동학
秋 갑사라 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계절에 오니
무심이라 좋다
산을 오르느라 가슴은 방망이질을 하는데
멀리 산그리메를 바라보느라 말을 잊었다
저절로 무심의 세상에 오게 된 것이다
전체 경사도
삼불봉에서 동학사까지 하산을 하노라면
남매탑에서 잠시 급경사 구간이 있다
삼불봉에서 남매탑 방향 하산길
삼불봉 고개
삼불봉에서 200미터 내려온 지점
쉬어 갈 수 있는 넓은 데크가 있다
이지점의 특이한 것은
태양열을 이용한 핸드폰 급속충전기가 있다
실제 해볼걸.....
일행을 따라 하산을 하느라 성능을 시험해보진 못했다
구급함은 많이 설치되어 있지만
충전기는 처음 만난다
넓은 데크 앞
금잔디고개(갑사)와 남매탑(동학사) 분기점
우리는 원점회귀 남매탑 방향으로 하산
하산길은 돌계단이다
삼불봉고개에서 300미터 하산하면 남매탑과 상원암이 있다
남매탑
삼불봉에서 500미터 내려온 지점이다
험했던 산세와는 다르게
넓은 뜰에 2기의 5층탑과 7층탑이 정답게 서있다
촛불 켜고 합장하고
'계룡산에 올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올 수 있게 해 주세요'
그리고..... 탑주위를 한 바퀴 돌고....
그런데 정초인데 무엇을 기원해야 할지 생각이 안 난다
이 산에 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서일까
남매탑의 유래
처녀와 스님의 의남매 사연이다
사연 많은 우리나라
한 많은 우리나라
그래도 이 나라가 싫은 적이 없다
계룡산 상원암
상원암은 동학사 산내 암자이고 남매탑을 지키는 탑전 같은 곳이다.
이곳은 늦봄에 동백꽃이 핀다고 한다
염주알만 한 동백꽃이 피었다가 낙화를 더 쳐준다고 한다
낙화를 재촉하는 바람이라도 부는 날 이곳에 온다면 고마울 터이다
남매탑 쉼터
은선폭포 구간보다
남매탑 구간은 쉼터가 더 넓고 많다
삼불봉에서 600미터
남매탑에서 100미터 내려온 지점
동학사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과
천정탐방지원센터로 가는 분기점이다
동학사 방향은 가파른 길을 내려가 아스팔트로 주차장까지 가야 하고
천정탐방지원센터로 가는 길은 느슨하게 산길로만 이어지는 길이다
거리는 두길 모두 비슷하다
같이 온 산우들은 동학사방향으로 바로 내려가는데
천정탐방지원센터 방향은 걸어본 적이 없어서
앞서가는 친구를 따라 이 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큰 배재
남매탑에서 500m 진행한 지점
동학사주차장까지는 2.7km
상신 탐방지원센터에서 오르는 길과
장군봉(신선봉)으로 이어지는 길과
큰 배에서 약 1km 하산하면 문골 삼거리가 있다
천정지원센터나 동학사 주차장 이정표에 의존해 하산한다
중간즈음 왔을 때
밤부터 오기로 했던 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행인이 거의 없는 길, 천천히 걸어도 좋은 길이지만
비가 많이 올 것 같아 서둘러 내려간다
산길 치고는 좋은 편이지만
급한걸음으로 걷다가 돌에 걸릴까 봐 신경을 쓰며 하산한다
올겨울 눈과 비가 많이 왔는데
이쪽 계곡은 메말랐다
강수량이 이쪽은 많지 않았나 보다
개울에 내려가 흙 묻은 신발도 정리하고 손도 씻고 싶지만
비 때문인지 앞서가는 친구의 발걸음이 급해 따라가기 바쁘다
드디어 천정지원센터
약간의 비를 맞긴 했지만
무사히 내려왔다
200m 더 내려가면 동학사 상가지역이다
화장실에 들러 손도 씻고
스틱과 하산 마무리를 했다
하산완료
동학사와 천정탐방지원센터 분기점
동학사경유 삼불봉까지 거리와
천정탐방지원센터 경유 삼불봉까지 거리 가는 비슷한데
천정탐방지원센터 쪽 길이 유순하고 아스팔트가 없어서 좀 더 편한 느낌이다
우송식당:충남 공주시 반포면 학봉리 273-2
043-822-8861
산행의 뒷맛은
맛집에서 방점을 찍는다
우송식당은 동태탕 맛집으로 유명한 집인데
오늘의 메뉴는 자연산 버섯찌개다
하얀 찌개와 빨간 찌게 두 가지
자극성 음식을 피하고자 하얀 찌개를 선택했는데
시원하고 국물맛이 깊다
버섯찌개에 보통 두부나 소고기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 집은 비게 들어간 돼지고기를 사용했다
그럼에도 누린내는 나지 않는다
자연산 버섯 중에 가장 많이 들어간 버섯은 싸리버섯이다
싸리버섯은 많이 우려서 먹어야 설사를 하지 않는데
맛있다 보니 식사량이 과했나 보다 예상대로 화장실을 몇 번 들락거렸다
오후에 비소식이 있어서 조금은 염려가 되었다
하산길에 우산을 쓰지 않아도 될 만치 비를 맞았다
계룡산에 몇 번이나 갈 수 있을까
작정하고 간 적은 없지만
이번이 여섯 번째다
그래도 자연성릉과 훤히 보이는 능선이 좋아서
망설임 없이 또 걸었다
기분 좋게 떠나는 산행은 가파른 산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계룡산은 에너지를 쓴 만큼 돌아오는 길의 행복은 비례한다
그 행복은 다음 산행까지 배터리이기도 하다
다음은 어느 산에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을까
계룡산은 파워배터리를 충전해 주는 최고의 k-배터리이다
20240218. by 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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