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선을 걸으며//해명산 능선을 걸으며 멀리서 바라보며 저산쯤이야 가뿐히 넘어가겠지 바다가 날개처럼 돋힌 산 훨훨 날아오르겠지 저 봉우리 넘고 나면 이제는 끝이겠지 기대를 물리고 무덤처럼 버티고 선 봉우리 그러고 보니 제대로 넘어 본적 없는 사람의 마음 다 넘은 듯한 그대 마음에 미끄럼을 타고 있다 두 번은 넘지..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04.12.28
간월도 앞 바다 간월암 글/초하 가긴 갔었는데 할 말 다 못하고 돌아 섰습니다 물길이 열리긴 했는데 마음까지 다 건너지는 못했습니다 그 곁에서 천년을 같이한 바다같이 몇 걸음 건너 허리 굽힌 소나무 같이 물길만 수천번 오고간 조각배 같이 마음만 빙빙 돌다 온 고추잠자리 같았습니다 2004.12.17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04.12.21
간월도 간월섬 간월섬 글/초하 나는 가끔 그대에게 벗어나 키보다 높은 담을 쌓고 나를 넘보지 못하게 하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건너지 못하는 깊은 강을 파고 혼자 유랑하는 섬이 되어 갑니다 저 섬이 나와 같았을까? 폭풍우가 키보다 높이 일던날도 혼자 생각하는 밤을 보냈으리라 강보다 깊은 허공..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04.12.21
꽃으로 아침을 보네 꽃으로 아침을 보네 초하 주인 얼굴도 모르는체 뒷모퉁이에 엎드려 있던 키작은 항아리 한때는 도공의 손끝에서 혼을 받으며 윤이나게 살아가리라는 희망도 얻었으리라 햇빛 좋은 날 흐르는 물과 하얀 행주로 손질하니 텅빈속으로 지내라 하기엔 모습이 쓸쓸하다 맑은 물을 채우고 띄워 놓은 부레옥..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04.12.10
너를 만나려고 길을 나선 것은 아니었는데 너를 만나려고 길을 나선 것은 아니었는데 글/초하 말없는 영혼들이 어둠아래 숨을 죽이면 뒤를 좇는 강풍이 오라를 푼다 대관령 터널을 만나려고 길을 나선 것은 아니지만 흉상으로 서있는 어둠과 유령처럼 덤비는 안개를 만나고 보니 너에게로 오려했던 것처럼 반가움이 달려든다 매몰찬 말을 칼처..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04.12.10
늘 푸르게 살라고 하지만 푸르게 살라고 하지만 초하 변함없는 소나무를 닮으라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바늘 같은 잎을 온몸에 꽂고 살아가는 소나무의 힘겨움에 눈이 간다 떠날 줄 모르고 붙어사는 잎들을 거니느라 나무들 숲에서 등이 휘고 유난히 금이 많은 껍질들 힘겨운 삶이 가시처럼 찌르더라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던 아..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04.12.09
숭어의 꿈 숭어의 꿈 글/초하 억새 빛이 흐르는 가을 강에 넘치는 기쁨으로 뛰어 오르는 숭어 떼 가을 햇살처럼 흰 모습이 멀리서도 눈이 곱다 내게도 뛰면서 찾아 오를 강 하나가 그립다 눈부시게 하얀 꿈으로 뛰어 오를 푸른 강이 그립다.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04.11.20
바다의 노래//금구도를 등지고 바다의 노래 글/초하 작은 볓빛하나면 그대를 위해 잠들지 않으리라 별빛 마져 잠든 밤이면 푸른 물고기 잠재우는 노래 부르리 어제 저녘무렵 붉게 달구었던 그 물결이 아직도 노래 하며 춤을 추는 것은 바다를 잊지 못해 그리움 가득 안고 찾아오는 벗이 있는 까닭이라고. 바다~ 바다~ 내그리운 바다~ ..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04.11.20
소래 시장통 물고기 //소래포구 소래 시장통 물고기 글/초하 국경없는 나라 인종의 구분이 없는 대륙아닌 해양에서 해가 뜨고 별이 지는 나라를 동경하며 살았을 물고기 거친 사람들의 손에 이끌려 낯선 소래 시장통에서 기니만 해안에서 팔려나가던 노예처럼 묶여 있다 아오지 탄광처럼 어둡고 칙칙한 젖갈통에 쿤타킨테가 지키던 ..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04.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