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 고향은 소금간만 한 밀가루 빵같은 것 바닷가에서 삼척에서 산 날보다 인천에서 산 날이 두 배나 길다 가슴과 장腸이 답답해서 미칠때 바람난 여인처럼 떠나고 싶다 파도가 일렁이는 곳으로 밀려와 발로 파도를 툭툭 찬다 연동운동을 하는 파도 소화하지 못한 인연 때문에 신발이 언제 젖었는지 모르게 유난히 파도가 높다 파도가 서서히 .. photostory-海 2010.04.03
신두리-그리운 이가 없어도 그리운 이를 보러가는 것 같이 신두리 바닷가 신두리 바닷가를 걸었다 이끼가 자라는 시간처럼 흘러오는 안개 몇 시간째 주위를 맴돌고 있지만 그리운 이가 없어 모래 위를 걸어가는 발걸음은 무가당 껌을 씹는 이빨 같다 모래 언덕에 멋대로 누워있는 풀들 이름 모를 작은 새 장난질하는 불가사리와 조개 신두리 바닷가에 오는 것.. photostory-海 2010.03.04
강화-얼어붙은 산하, 이대로 시간이 멈춘다면 파도 타는 철조망 강화로 가는 동안 바다와 길 사이로 철조망이 파도처럼 밀려가고 있었다 눈꽃은 요동도 없이 따라서 밀려가는 중이다 철조망을 따라 한동안 밀려갔다 들키지 않는 자세로 철조망을 굴리는 중이다 눈꽃을 털어 낼까봐 전화기가 울리지 않는 것이 다행이다 철조망을 굴리는 동안 눈꽃.. photostory-海 2010.01.16
송도-노을은 봉숭아 꽃물처럼 붉지만 노을은 봉숭아 꽃물처럼 붉지만 노을이 하도 예뻐서 삼일째 머뭇거리는 발걸음 들썩거리는 심장이 노을가로 끌고 갔다 인공섬을 짓는 철골 사이로 모티브를 이은 것처럼 내려앉다가 인천대교 교각 위를 봉숭아 꽃물처럼 붉게 물들였다 8월의 저녁 7시는 노을에 취해서 바다 밑으로 쓰려져 가고 과하.. photostory-海 2009.08.17
꽃지-외롭고 슬픈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지 그 여자의 사랑에 대해서 멀리 작은 섬에서 토해내는 바다 우리가 흔히는 말하길 "지구는 살아있다."라고 말한다면 "지구의 피는 회색이다." 지구 깊숙이 부리를 넣었던 갈매기의 배설물이 회색인 것처럼 일몰과 일출 교차하는 모든 시간이 무채의 빛으로 오고 가는 땅 아까부터 가쁜 호흡으로 오는 섬 .. photostory-海 2009.07.08
송도-바다의 만찬, 그렇지만 혼자입니다 저녁 만찬 며칠째 빌딩 옆을 타고 내려가는 저녁 햇빛을 봅니다 노출증에 걸린 햇빛의 일상이겠지만 바다가 맞닿을 곳 같은 하늘에 전신의 빛으로 장식한 그의 식탁 앞에 앉습니다 화려한 만찬을 두고 혼자이면서도 혼자인 줄 모르는 감탄 속으로 빠져 버렸습니다. 저녁 햇빛 같은 나이가 되어 갈수록.. photostory-海 2009.06.06
영종대교-회색빛이 스며드는 길을 따라 낮빛이 회색입니다 봄이 왔다고는 하지만 뜰앞의 영산홍을 벗어나면 온천지가 을씨년스런 날입니다 이런날 따끈한 칼국수를 뱃속 가득히 채운다면 너무나 행복하겠죠? 그래서...영종도 황해칼국수집으로 가기로 했죠 회색빛이 물든 영종대교 화려한 노을이며 파란하늘이며 검붉은 태양이 자리잡았.. photostory-海 2009.04.26
소래포구-구름의 뒷편을 걷는 일몰, 필름속에 남겨진 아쉬움처럼 저녁 바다 지상에 거대한 잎 하나 있다 날마다 바람이 시키는 잎맥을 그리며 소래포구며 송도 앞바다를 떠다니다 해 저무는 시간이면 곱디 고운 연꽃 등에 지고 지상을 향하여 합장하는 순한 잎 비 오는 날이면 하늘에 납작 붙어 뿌리를 내린다. 梁該憬 2009.2.21.소래포구 바다를 건져 올릴 그물, 아니 .. photostory-海 2009.02.22
경포-가다보니 그리운 경포대 파도 바다로 가겠다고 길을 나섰다 우연히 만난 낮 달과 가다 보니 경포대로 들어섰다 파도들의 식사시간, 모든 파도가 호수 만한 입을 벌리고 꿈틀거린다 내 발목을 물어 버리고도 연방 달려드는 무서운 식성 식욕의 집착은 끊어 질 줄 모르고 모래밭을 넘어가려는 그들 심줄 굵은 소나무까지 삼키고.. photostory-海 2009.02.06
추암-해뜨는 마을의 동안거 동안거 탁한공기에 시달린 폐와 편두통에 시달려야 할 머리를 어느 육식강한 자들에게 내어주고 하얀 별같이 공중부양하고 있는 무리들 투명한 뼈와 먹물을 섞지 않는 동안거 추암, 이곳에는 해뜨는 것 말고도 도업을 닦는 것이 있다. 2009.1.3.추암 오징어 덕장을 지나며 2009.1.3.일출 동안거에 들어간 오.. photostory-海 2009.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