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미술관- 너와 나 꽃으로 똑같이 살아간다는 것은 너는 민들레 같고 나는 울타리 콩 같다 이별이라는 것은 너는 민들레 갓털처럼 날아오르고 나는 울타리 콩처럼 제옷 속에 숨는다 살아간다는 것이 오월 같았으면 좋으련만 너와 나 떠나는 것을 모르는 꽃으로 똑같이. 梁該憬 5010.5.16.자작나무 숲에서 오월 어느날 초대받은 우리는 서.. photostory- 路 2010.05.18
소래포구-우리가 다 아는 소금밭 이야기 소금을 만드는 중이다 우리가 다 아는 소래 그 가까이 내가 산다 휴일, 좌판에 누워있는 생선을 사러 가는 것이 아니라 비린내를 맡고 입덧을 하기 위해서다 묶어둔 배에서 탈출을 성공한 바람과 뜨거운 체온을 나눈다는 것 내 인생 절반과 간을 맞추기 위해서 소금을 만들어 가는 중이다 갯펄속으로 .. photostory- 路 2010.04.27
호암미술관- 미술관에서 온종을 꽃을 그렸다. 영혼의 여백마다 사월, 넷째 주 금요일 사월 넷째 주 금요일은 호암미술관에 갔다 먼저 와 있던 사월은 미술관 앞산에 꽃을 그려놓았고 작은 호수에서 비단잉어와 노는 벚꽃은 입을 다문 것이 없다 미술관의 사월은 온통 꽃만 그리는 중 살아있는 것은 모두 꽃에 정을 붙이며 살아간다 꽃 더미에 몸을 밀어 넣고 잔치를.. photostory- 路 2010.04.26
죽서루-오래고 오랜 시간을 흘러가는 내고향 죽서루에서 마루에 누워 있으면 강을 건너온 바람이 온몸을 적시던 날이 떠올라 4월을 목전에 두고 또 왔습니다 이맘때쯤이면, 오십천 강물이 꽃 빛에 펄럭이고 대나무는 꽃빛든 강물에 취해 잉어 한 마리 건져 올리고 있을 줄 알았는데 어제는 눈발이 날리고 오늘은 죽서루 기왓장 빛입니다 더디게 오.. photostory- 路 2010.03.31
수밀원-그녀의 봄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쥐불놀이 깡통 두개를 보았습니다 청춘을 불지르고 싶은 두남녀가 팔이 아프도록 돌리며 밤을 보내다가 묵은 나무에 걸어두고 간것일까? 대보름의 추억을 걸어두고 있는 나무 아래서 3월 어느 하루 혼자 걷다 말고 차한잔 마시고 싶습니다 쥐불놀이 깡통이 종소리처럼 댕그렁 .. photostory- 路 2010.03.09
두물머리-덧없이 가는 세월, 깊어만 가는 쓸쓸함 3월, 두물머리 강기슭을 두 바퀴나 돌다가 연밭에 마음이 갔다 봄이 온다는 3월에 허리를 굽힌 연 이젠 봄이 싫어지는가 연대궁으로 봄을 삼킬 적마다 깊어가는 골다공증 그래도 바리바리 푸르렀던 기억을 잊지 않는다 연은. . 梁該憬 2010.3.7.두물머리에서 인생이라는 집을 수없이 설계하고 그런데로 모.. photostory- 路 2010.03.09
우음도-섬으로 가는 길이 차라리 아름답습니다 우음도 제 빛깔로 떠있다가 홀로 걷는 햇빛에 얼굴을 묻으며 지내는 그는 섬이었습니다 내 가슴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알 수 없지만 아름다운 섬 하나 가지려는 어설픈 욕심이 그를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섬으로 가는 길은 많았습니다 잠재된 붉은색들이 반응할 것 같은 길을 피해서 처음 만나는 길로 .. photostory- 路 2010.01.02
강촌-10월은 급행열차처럼 지나네 여행을 위해서 길위에 서있는 것은 아침 이슬처럼 맑고 행복합니다. 경춘선로 위의 금곡역 이곳에서 10월의 어느 아침을 만납니다. 10월 속으로 들어가는 표를 끊고서.. 고개를 내밀어 기차가 오기를 기다립니다 이슬이 국화꽃에 앉았다가 간 10월의 아침 긴 여운을 뿌리며 기차는 서서히 다가왔죠 한때.. photostory- 路 2009.10.16
갯골공원-가슴마다 묻어 있는 가을을 따라 가을편지를 기다리며 너 없이 가을 앞에 서있다 기다리는 일이 지겹지 않아 네가 올것 같은 길에 코스모스처럼 서있네 우편함을 열었다 잠구었다가 명색이 너를 위한 편지함에 길게 누워있는 이름모를 편지 제집으로 가기싫은 걸까 우편함에 먼지를 털어내고 코스모스처럼 서있는 오후 보이지 않는 .. photostory- 路 2009.09.25
벽초지- 바람구멍 사이로 비가 내리고 꿈 간밤 내내 꿈을 꾸었지만 억수 같은 비에 떠내려가고 말았습니다 약속 없이 방문한 인연은 혼자 자유로이 떠돌다 부유물처럼 흘러가고 말았습니다 가벼이 떠돌던 것들은 나만 자유롭지 못하게 묶어두고 언제고 떠나가고 마는 것인가요 미세한 힘을 빌려 기억을 하려 했지만 흑백의 그림만 주문하.. photostory- 路 2009.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