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숲, 세 번째 자작나무숲, 세 번째 굽히지 않는 저 하얀 기세 백의의 외침이 가차 없이 솟아오른다 꽃들조차 요동 없이 숨을 멈추고 하늘을 치고 오를듯하다 어디서 몰려왔는지 수없이 날아드는 잎들 자잘한 바람에도 아우성인 저 잎들 결국은 어디론가 떠나겠지만 영원한 외침 굽힘 없는 기세 자작나..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14.06.04
자작나무 숲, 두 번째 자작나무 숲, 두 번째 두 번째 찾아온 자작나무 숲 온몸이 자작나무가 되는 것 같다 하얗게 변한 내장사이로 너를 향한 그리움이 지나는 것이 다 보일 것 같다 하얀 속살 때문에 온몸이 근질거린다 눈이 부신 햇살이 몰리는 길을 걷자니 길은 하얗다 못해 자작나무가 벌떡 일어날 것 같다 ..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14.06.03
바닷가에서 잠 바닷가에서 잠 집을 떠나와 바닷가에서 잠을 자려니 잠이 금방 들지 않는다 파도처럼 뒤척이다 새벽을 맞이하니 파도에 떠다니는 해 바닷가에서 타인과 잠을 자려니 코를 골까 걱정이 된다 달빛처럼 온밤을 떠돌다 새벽을 맞이하니 내 몸에 바싹대고 숨소리를 듣는 해 梁該憬 2014.5.6.영..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14.05.10
오월에 잠시(쉰움산) 오월에 잠시 오월의 산속에는 보이는 것마다 꽃 아닌 게 없다 바람을 찌르던 솔잎에도 내미는 손끝마다 송화가 가득 산언저리를 떠받히던 돌 밑에도 꽃 같은 혀가 봄을 노래한다 꽃이 핀 자리에 우르르 몰려나온 잎들도 꽃처럼 고운 연둣빛이여 나무의 실핏줄이 터질 때마다 쏟아지는 저..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14.05.10
연둣빛 연둣빛 골목마다 바람의 걸음이 느슨할 때 마을마다 꽃 빛으로 고운 봄 각질이 일던 느티나무의 긴 팔뚝에도 연둣빛이 한 움큼이다 겨우내 무릎이 아팠다 진통제를 먹고 벗을 따라 산에 오르니 연둣빛이 눈부시다 겨울을 지나온 것은 눈부시다 이 봄 마음에 머무는 것도 연둣빛 눈에 머..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14.05.10
절벽에서 절벽에서 절벽이 아닌 곳에서 깎아지른 바위를 바라보았다 무채색으로 아무렇게나 치솟은 바위를 보고 천혜의 풍경이라 한다 위험천만하게 서 있는 소나무가 풍경이고 절벽을 오르내리는 파도가 풍경이다 길을 벗어나 절벽 위를 걷는다 절벽과 절벽을 지날 때 아찔함을 느꼈다 위험하..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14.05.10
백사장에서 백사장에서 봄이 오는 길을 따라 바닷가에 왔다 걷는 곳마다 바다의 배설물 천지다 저만한 몸집으로 쏟아냈으니 바다 반, 배설물 반이다 배설하는 것이 배설을 위하여 몰려왔다 수많은 스트레스를 배설하고 그 많은 불만을 배설하기 위하여 바닷가에 왔다 이미 바다가 쏟아낸 배설물 위..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14.05.10
월출산에서 달을 만나니 월출산에서 달을 만나니 아득한 하늘에 달이라도 있으니 여기가 낯선 땅인지 모르겠다 하늘이나 땅, 모두 검은 곳 나뭇가지에 길을 내며 가는 달이 되었다가 홀로 달이 되었다가 나뭇가지처럼 굽은 길을 간다 어두우니 달은 느리다 어두우니 나뭇가지 굽는 줄 모르고 가끔 흔들리는 달 ..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14.05.10
돌이 좋아지다 돌이 좋아지다 얼마만큼 세상을 떠돌아야 모난 곳 없이 누워있을까 가장 낮은 물가에서 생긴 대로 누워있는 저들 둥글지 않아도 그들은 편안하다 서로 다른 모습으로 누워 닮아가는 그들 바다의 이야기를 온몸으로 듣고 있는 돌들은 모가 나지 않는다 모가 나지 않은 돌들은 키가 작다 ..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14.05.10
민들레에 빠지다(해솔길 7코스) 민들레에 빠지다 민들레가 핀 것을 보니 멀리 갈 필요없이 이제는 정말 봄이구나 앉은 자리에서 만나는 봄 엎드려 보는 봄 앉아서 보는 봄 노란 명주 올을 뽑아내는 민들레 바람에 짓눌려 크지도 못하고 고만한 어깨로 길손을 맞이하는 민들레 수 없는 환생을 하면서도 늘 민들레인 그 그.. poem-아직도 모르지만 2014.05.10